더불어민주당은 23일 비상설특별위원회 '월급방위대'를 발족해 직장인을 위한 조세제도 재설계에 나서기로 했다.
출범식에 참여한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만만한 게 직장인 유리지갑이냐는 월급쟁이들의 푸념이 있지만 틀린 이야기가 아니다"며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근로소득세는 연평균 9.6%로 증가했는데 법인세는 절반 수준인 4.9% 증가해 천문학적 세수결손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상속세법 개정안을 다시 제출하려는 것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기간 내내 초부자 감세로 나라곳간을 텅텅 비우더니 만만한 유리지갑으로 채우면 된다는 발상이 아닌가 싶다"며 "유리지갑을 단단히 지킬 것"이라고 출범 이유를 밝혔다.
월급방위대 '대장'을 맡은 한정애 의원은 "지난해 국세 수입을 보면 법인세, 양도소득세는 줄었지만 시장대비 근로소득세만이 증가했다"며 "정부의 세금감면 정책만 봐도 초부자 세금 혜택만 있고 직장인 혜택은 없어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져 민주당이 나설 것"이라고 했다.
월급방위대는 5대 과제로 △월급쟁이 소확행 시리즈 발굴 △물가상승에 따른 과세 합리화 △자산형성 및 재테크 지원 △사회진출 청년 소득세 및 은퇴자 연금 소득세 경감 방안 모색 △저소득 근로자 대상 근로장려금 보완·확대를 내걸었다.
한 의원은 "첫 번째로 추진할 것은 직장인 식대 현실화법"이라며 "직장인들의 비과세 식사 한도를 월 30만원으로 올릴 것"이라고 했다. 또 청년들의 사회진출이 늦어지는 점을 고려해 부양가족 중 '자녀'에 대한 기본공제 적용 연령도 현행 20세에서 25세로 올리기로 했다.
현재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가 어린이집 등에 교육비를 쓴 경우 연 300만원 한도에서 15%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는 것도 적용대상을 초등학생까지 확대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의원은 "월급방위대는 3건 이외에도 중점입법을 과제로서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상속세와 증여세가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고 있지만 10년새 근로소득세는 169% 증가했다"며 "감세혜택은 초부자가 가져가고 봉급생활자는 정부의 '봉'"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월급방위대로 유리지갑을 지키기 위한 정책을 발굴해 조세제도가 2000만 직장인들의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월급방위대 출범식'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