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ETF 전체 순자산총액 170조1094억원 중 KB와 한투운용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7.74%, 7.45%로 나타났다.
한투운용은 전년 말 4.89%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3%p 가까이 끌어올렸다. 반면 KB운용의 점유율은 전년 말 8.03%에서 오히려 줄었다.
KB운용은 올해 ETF를 리브랜딩하며 이미지 반전에 나섰지만, 3%가 넘었던 점유율 격차가 0.2%p까지 줄었다.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 7월 처음으로 1% 내로 좁혀졌고, 이후에도 꾸준히 한투운용의 추격세가 이어졌다.
한투운용의 점유율 확대 1등 공신은 빅테크 ETF였다.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합성)'은 올해에만 189.98% 오르며 전체 930개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수 상승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를 제외한 상품 중에서도 'ACE 미국주식베스트셀러'가 86.19% 상승으로 'KODEX 미국서학개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KB운용 ETF 상품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은 것은 'RISE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으로 61.81% 상승했지만 전체 상품 가운데 수익률 16위에 그쳤다.
최근 순자산총액 증가세를 고려하면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3위 자리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0월과 비교해 순자산총액 증가 상품이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한투운용 상품 중 순자산총액 상승세가 두드러진 것은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로 10월 3766억원에서 12월 7242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밖에 미국 S&P500, 미국나스닥100 등 순자산총액 1조원 이상의 기존 강세를 보이던 상품들에도 각각 2000억원 이상 자금이 들어왔다.
KB운용은 같은 기간 순자산총액이 가장 큰 RISE200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고, 머니마켓액티브와 RISE CD금리액티브(합성) 상품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CD금리액티브 상품의 순자산총액은 5355억원에서 1조34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불어나기도 했다.
다만 머니마켓이나 금리액티브 상품에 대한 투자가 단기적 성격이 강한 것을 고려하면, S&P500과 나스닥100 등 장기 투자 성향이 짙은 상품에 비해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올해 점유율 격차를 크게 줄인 한투운용은 내년에도 배재규 사장을 필두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TF 아버지'로 불리는 배 사장은 내년 이사회에서 연임이 의결되면 임기가 연장된다.
김승현 한투운용 ETF컨설팅 담당은 "지금처럼 빅테크와 반도체 등 중장기 성장테마를 중심으로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며 "내년 이슈가 예상되는 트럼프 2기, 넥스트 AI 등의 분야에서도 '앞서가는 ETF'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개인과 연금 투자자 공략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단순히 ACE ETF의 장점만 설명하지 않고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투자를 제안하고, 단순한 순위 경쟁을 넘어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를 제시한다는 비전도 내놨다.
내년까지 임기가 예정된 김영성 KB운용 대표의 '수성 전략'에도 관심이 모인다. 부임 첫 해인 올해 리브랜딩을 통해 시장에 적응했다면, 내년에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김찬영 KB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연금투자에 가장 어울리는 ETF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에 맞는 ETF 상품을 적극 출시하고 개인 투자자가 해당 ETF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투자자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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