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은 아마존-구글 동반협력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 클라우드 오피스 'M365 코파일럿'에 오픈AI뿐 아니라 자사 및 서드파티의 AI모델 탑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회사는 지난해 3월 'M365 코파일럿' 발표 당시에는 오픈AI 모델 기반인 점을 강조한 바 있다.
MS의 이번 행보는 기반기술 다양화와 비용 절감이 주목적이다. 로이터 소식통에 따르면 MS는 'M365 코파일럿'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구동하도록 자체 소형모델 외에 다른 오픈모델을 커스터마이징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이용자들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게 목표로,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도 관심 갖고 지켜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깃허브 서비스에는 오픈AI뿐 아니라 앤스로픽과 구글 모델도 지난 10월 추가했다.
이런 행보에는 오픈AI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디인포메이션은 오픈AI가 애플과 챗GPT 탑재를 논의하자 나델라 CEO가 샘 올트먼 오픈AI CEO에게 자사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도 클라우드 서비스 상에선 총 130억달러 규모 투자 계약에 따라 MS가 오픈AI 모델을 독점 공급하지만, 오픈AI가 애플과 밀착하면서 이젠 아이폰 등에서도 '애플 인텔리전스'로 오픈AI 모델을 쓸 수 있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MS 애저 클라우드에 이점을 가져다줄 오픈AI 차세대 모델은 감감무소식이다. 지난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GPT-5에 해당되는 코드명 '오리온(Orion)' 모델의 개발 일정이 기약 없이 지연되고 있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MS는 올해 중반께 새 모델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했으나 오픈AI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18개월이 넘는 개발 기간 중 대규모 학습을 최소 두 차례 했으나 매번 문제가 발생했고, 더 지능적인 훈련에 필요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게 주요 난관 요인으로 꼽혔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관련 컴퓨팅 비용만으로 약 5억달러가 소요됐을 수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긴 하지만, 오픈AI의 본격적인 영리법인 전환에 따른 지분 문제도 남아있다. 현재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관련 재산정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애플은 발을 뺐지만 오픈AI의 65억달러 규모 추가 펀딩에 참여한 스라이브캐피털·소프트뱅크·엔비디아 등이 지분 확대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MS의 기존 지분(49%)이 얼마나 조정되느냐가 관건이다.
구글과 앤스로픽 사이에도 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24일 테크크런치는 구글 '제미나이' 모델 개선을 맡은 계약업체들이 그 답변 결과를 앤스로픽 '클로드'의 것과 비교하면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앤스로픽에 총 80억달러를 투자하고 밀월관계를 가져가는 아마존 만큼은 아니지만, 구글도 앤스로픽에 지난해 20억달러 투자를 발표하고 자사 클라우드에서 클로드 모델 서비스도 하고 있다.
테크크런치가 입수한 문서에서 한 업체는 클로드 모델의 안전성 설정이 AI 모델 중 가장 엄격하다고 평가했다. 업체들은 제미나이 모델이 의료와 같이 민감한 주제에 대해 부정확한 정보를 생성할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앤스로픽의 상업적 서비스 약관은 고객이 자사 승인 없이 경쟁 제품·서비스 구축이나 경쟁 모델 훈련을 위해 클로드에 접속하는 것을 금한다.
앞서 디인포메이션은 오픈AI 경쟁사들이 오픈AI 추론모델 o1(오원)으로 답변을 생성해 그 사고사슬(CoT) 등을 학습시키는 식으로 빠르게 추론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구글 딥마인드 대변인은 테크크런치에 "업계 관행에 따라 평가 과정의 일부로 모델 결과물을 비교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제미나이 학습에 앤스로픽 모델을 사용했다는 주장은 부정확하다"고 해명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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