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尹, 최측근들이 정보·민심 차단…'北도발 유발' 미친짓 하고도 불변"
조해진 "우파는 민심·지지 얻고 원하는 바 이루는 좌파정치 타산지석 삼아야"
'민심 외면' 공통비판…김상욱 "의원들, 尹과 폭탄주하며 '상대 척결' 아첨만"
국민의힘 비윤(非윤석열) 전직 중진들이 연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측근 그룹이 '민심'을 외면해 계엄·탄핵사태를 초래했고, 반성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쓴소리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저지 이전부터 '국민 눈높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한동훈 전 당대표와 시각을 같이 한 것으로 풀이된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조해진 전 의원, 김영우 전 의원.<조해진·김영우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25일 여권에 따르면 김영우 국민의힘 전 3선 의원(서울 동대문갑 당협위원장)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국민의힘은 골로 가고 있다. 윤 대통령이 걸어간 길을 당도 눈을 질끈 감고 뒤따라 가고 있다"며 "집권여당이란 알량한 기득권이 '조금의 변화도 허락하지 않고' 있다. 그토록 믿지 못하겠다는 '이재명 민주당'에게 진짜 모든걸 바치고 싶은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왜 비상계엄이란 막장으로 치달았을까"라며 "그를 둘러싼 최측근들이 최소한의 객관적인 정보와 민심을 차단시켰다. 물론 국정책임자로서 본분을 망각하고 그런 아첨에만 의지한 대통령 본인의 잘못이 가장 크지만"이라고 짚었다. 또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에 '북한의 NLL도발을 군이 유도'하는 내용이 적혔다고 한다"고 주목했다.
이어 "이게 사실이고 김용현 전 국방장관도 이런 계락을 함께 모의했다면 이건 단순한 계엄이 아니다. 대통령도 이걸 공유했다면 '나라와 국민의 안전을 북한에게 팔아먹으려한' 역대급 반국가행위요 매국행위다. 이런 미친 짓을 저지른 정치세력은 단군이래 처음"이라고 질타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역임해 "지금의 나로서도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라고도 했다.
김영우 전 의원은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벌어진 엄청난 일들을 수습하고 민심을 헤아리고 있나"라며 "가장 먼저 '내가 서있는 현재 위치'를 확인해야할 것 아닌가. 그런데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고 민심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윤 대통령처럼 말이다. 헌재의 탄핵심판 기각 가능성과 이재명 2심 유죄판결에 한줄기 희망을 건 모양새다. 정말 답이 없어보인다"고 개탄했다.
조해진 전 3선 의원(경남 김해을 당협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우파는 정치를 다시 배워야 한다. '국민 마음을 얻고 그 지지를 무기로 원하는 걸 이루는 민주적 정치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야 한다"고 썼다. '물리적 통치'를 '대중민주주의'가 대체한 가운데 "좌파는 세상의 변화를 주도한 반면 우파는 바뀐 세상을 알지도 못하고 있던 게 계엄사태 원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 계엄주체의 극단적 심리상태에 공통적으로 흐르고 있는 건 좌파의 발호에 대한 분노와 좌절"이라며 "이재명 개딸당이 입법권력을 장악하고 대한민국 국체를 전복하고 있는데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함"도 짚었다. 이어 "이념·체제전쟁의 패배를 한방에 만회하겠단 생각으로 계엄이란 폭력적 수단을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조 전 의원은 "이들에겐 좌파세력이 어떻게 해서 민심을 훔치고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주류세력을 교체했는지에 대해 진지한 관심과 치열한 고민이 없다. 그저 '어리석은 국민들이 선전과 선동에 속아 넘어갔다'는 정도의 단순 도식으로 결론내린다"며 "민심을 얻는 방법을 알고 그걸 실천하지 않으면 우파정당은 더 이상 미래가 없고 우파정치도 종언을 맞는다"고 경고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바뀐 정치메커니즘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었다면, 0.73%포인트차 살떨리는 승리를 이뤄낸 '대선연합체제'를 총선이란 중차대한 선거 앞에서 (의료정책과 윤·한 갈등 등으로) 해체해버리는 정치적 자살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총선 참패 후에라도 민심을 얻고 여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더라면 이런 불행한 사태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좌파에 대해서도 '가짜뉴스'니 '선전선동'이니 하고 폄하하거나 백안시만 할 게 아니고, 타산지석이나 반면교사로라도 배울 건 배워야 한다"며 "우파는 늘 '여론을 따른다'고 이야기 하는데, 듣기엔 그럴 듯하지만 사실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이란 헌법적 책무를 게을리해온 정치적 안일과 나태, 무능력과 무책임에 대한 변명일 뿐"이라고 '여론조성 실패'를 비판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김상욱 국회의원 페이스북 사진>
한편 같은 당 초선 김상욱 의원도 최근 TV조선 '추적자들' 인터뷰에서 "현재 당내에는 '군사독재도 괜찮다'고 여기는 극우성향 의원이 여럿 존재한다. 이들이 당의 주도권을 잡아 합리적 보수 성향 의원들은 소수로 밀려났다"며 "여당 의원들은 만찬 자리에서 대통령에게 여론을 전달하거나 직언하기보단, 대통령이 듣기 좋아할 말만 하며 '상대를 척결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자주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공개 찬성표를 던졌던 그는 "회식 자리에서 대통령은 늘 폭탄주로 시작해 폭탄주로 끝냈다"면서 윤 대통령에 대해 "독선적"이고 "보수를 배신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힘이 '극우화'로 중도층 지지를 잃었다며 "보수의 가치는 헌정 질서를 지키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데 있다"면서 "이 가치를 저버린 윤 대통령과 극우 세력을 배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