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주가를 제시한 281개 종목 중 179개(63.7%)가 지난 9월 말 대비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된 종목은 100개였고, 나머지 2곳은 목표주가가 그대로 유지됐다.
목표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종목은 이수페타시스로 지난 9월 말 6만7250원이었던 평균 목표주가가 이달 3만3571원으로 반토막났다.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차전지 소재 기업 제이오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 결정이 투자 리스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권태우 KB증권 연구원은 "신제품의 수율과 인수 과정에서의 일회성 비용, 유상증자로 인한 주당순이익 희석 효과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6만원에서 3만1000원으로 낮췄다"며 "4분기 영업이익도 성과급 관련 일부 일회성 비용으로 시장 기대치인 322억원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표주가가 13만5000원에서 8만6429원으로 36% 낮아진 화장품 기업 씨앤씨인터내셔널이 두 번째로 큰 조정폭을 기록했고,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업체 심텍이 35.6%로 뒤를 이었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북미 고객사 대상 납품 지연과 중국 법인 매출 감소 등으로 3분기 실적이 부진한데다 4분기 매출 성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고, 심텍은 레거시 메모리 수요 부진에 4분기 적자가 예상되면서 목표주가가 크게 낮아졌다.
이밖에 윈텍(-35.0%), 원익QnC(-33.0%), 두산테스나(-32.8%), 클리오(-32.4%) 등 순으로 하향 조정 폭이 컸다.
목표주가 하락률 상위 10개 종목 중 반도체 관련 기업이 4곳으로 가장 많았고, 화장품 관련 기업이 3개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종은 범용 메모리 수요 부진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가 불거졌고, 화장품 업종은 중국 소비 경기 침체와 미국 수출 피크아웃 우려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4분기 평균 목표주가가 가장 많이 올라간 곳은 엔터테인먼트 기업 디어유로, 9월 말 3만3000원에서 이달 4만5375원으로 37.5% 상향 조정됐다. 중국 엔터사와의 파트너십으로 중국 시장 진출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이어 12만7273원에서 17만1111원으로 34.4% 오른 유한양행이 2위를 차지했고, 방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32%)와 현대로템(25%)이 나란히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유안양행은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을 미국 이외 지역에서 출시해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졌고, 방산주는 신규 수주 흐름이 지속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국내 경제의 하방 압력이 산재할 거스올 보고 있다. 이에 국내 상장사의 목표주가 하향세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시장 전문가는 "글로벌 경기 둔화, 원유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조정 감안 시 경기민감 업종의 수출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통상압력 강화로 대중 반도체 수출이 둔화하고,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대미 수입 증가 요구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