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습하려 26일 첫 개최하려던 여야정협의체 출범이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26일 협의체 관련 일정을 공지하지 않았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가 위기에 관련한 문제라서 '국정안정협의체'를 만든 것"이라며 "26일 여는 것을 합의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실무협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국민의힘 쪽이 준비되지 않아서 아마 안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실무협의도 안 됐고 일체 진척이 없어 26일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상견례는 의미 없다"고 했다. 실무협의를 누가 진행해야 하는지부터 국민의힘은 정책위의장이 주체여야 한다는 입장, 민주당은 당대표 비서실장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무협의의 가장 큰 걸림돌은 한 대행 탄핵 갈등이다. 민주당은 한 대행에게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과 '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 공포를 요구하며 탄핵을 압박하고 있다.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마은혁·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 선출안을 처리한 뒤 한 대행이 즉시 임명하지 않으면 빠른 시일 내 한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즉각 반발하며 한 대행 탄핵을 위해서는 대통령 탄핵 의결 정족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상태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헌법재판관 및 대법관 임명은 국가원수로서의 권한이어서 한 대행으로서는 이를 행사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은 국정안정을 위한 여야정협의체도 참여하기로 했다. 즉 민주당 스스로 한 대행을 국정안정 파트너로 인정한 것"이라며 "그런데 갑자기 말을 바꿔 탄핵하겠다고 하는데 이런 자아분열적 행태를 대체 어떻게 변명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권 대행은 여야정협의체 참여 결정은 변함없다고 밝히긴 했지만 민주당의 협조가 없으면 출범이 어려운 만큼 첫 개최가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활동도 지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