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어봅시다] 조기대선 유력한 이재명, 중도층 민심 흡수 어려운 이유는](http://contents.dt.co.kr/images/202412/2024122602100458038001[1].jpg "[짚어봅시다] 조기대선 유력한 이재명, 중도층 민심 흡수 어려운 이유는")
현재 이 대표는 대선후보로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 민생·경제 행보를 이어가는 동시에 정국 수습 방안 등 '포스트 탄핵' 구상을 내세우며 수권 능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 등 의제 선점과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우클릭 정책 행보로 외연 확장에도 분주하다. 최근엔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도 내려놓으면서 강성 지지층과는 잠시 거리를 뒀다.
각종 여론조사에도 압도적인 격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7~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선 37%를 찍었다. 이 조사에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이 대표는 2022년 당직에 들어온 직후부터 2년간 20%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다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뒤 이뤄진 이번 조사에서 지지율이 수직 상승했다. 반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은 각각 5%에 불과했다. 민주당으로선 조기 대선 국면에서 '원톱'구도가 더욱 굳어진 청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중도층은 이 대표 지지에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한국 갤럽의 이번 조사에선 '의견 유보'도 35%로 집계됐는데, 이같이 응답한 무당층 비율은 73%에 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직후인 2017년 1월 10~12일 같은 취지의 조사에서 '의견 유보'가 13%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 이유론 사법리스크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선거법에서는 항소심과 최종심을 각각 3개월 안에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대로라면 2심 판결은 내년 2월, 최종 판결은 5월까지 선고돼야 한다. 이런 상황이 정치인의 흠결에 가장 냉소적이고 사법적 판단을 존중하는 경향이 강한 중도층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대표의 민생경제 정책 방향도 중도층의 판단과 거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도층은 근로 활동을 통해 재산을 형성한 계층이 많아 이 대표가 추구하는 보편적 복지에 불만이 많다"며 "보편적 복지로 인해 일을 안 하는 사람이 너무 많이 생겨 근로 의욕이 떨어지는 데 따른 비판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재명표 정책'으로 꼽히는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은 '소비진작의 유효성 효과' 논쟁이 일고 있다. 상법개정안도 이사의 경영상 판단에 대한 소송 남발 우려 등으로 재계 반발 우려가 나온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과잉생산의 부작용이, '노란봉투법'은 노조의 불법 파업도 면책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오히려 최근 우클릭 정책행보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표가 과거와 달리 중도 혹은 보수적인 경제정책들을 시도하는 데, 지지자의 민심도 흔들리고 중도층 확장도 효과를 못 보고 있다"며 "정책적으로 집토끼도 산토끼도 목표만큼 못 잡고 있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비타협적인 정치 성향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입법독주와 일방적인 예산 삭감 , 과도한 탄핵 등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중도층이 윤석열 정부에 등을 돌린 원인도 윤 대통령이 독재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컸다"며 "그러나 이들은 이 대표도 대화와 타협보다 입법독재를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간 대통령 후보로 자리매김한 점이 신선함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교수는 "대선 후보를 2017년부터 해왔다"며 "그런 점이 예전만큼 선풍적인 지지바람을 일으키는 데 어려운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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