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 대비 4.4원 오른 1456.4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한 지난 19일 1450원을 넘어선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9일부터 24일까지 4거래일 연속 1450원을 넘겼다.
이에 당초 1300원대 환율을 가정하고 내년 경영 계획을 준비한 금융지주들의 밸류업 및 내년 경영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국내 은행의 밸류업 계획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상당수 국내 은행들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50%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다른 주요국 은행 대비 다소 높은 비율이라고 지적했다. 은행들이 더 유연하고 전략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보통주 자본 비율이 오르면, 주주환원율을 기계적으로 높이는 데서 벗어나 주주환원 정책의 배경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는 데 더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율 급등으로 외화환산 위험가중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주주환원을 뒷받침하는 CET1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 기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는 경우, CET1은 평균 0.01%~0.03%p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환율이 급상승하면 CET1 비율을 관리하는 데 부담이 될 수 있어 이 비율을 수정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원화가치가 하락할 경우 환차손이 커지면서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연은 "배당이 순이익에 연계되는 주주환원율이 아닌 주당 배당금과 배당 증가율 등을 목표로 설정해 미래 배당에 대한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금융지주들은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 하에 비상경영계획 수립을 검토 중이다. 각 사 대표 전문가들은 이미 기존 환율 전망치를 대폭 수정해 제시하고 있다. 실무진이 시장 상황을 반영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하면 이사회 보고·결의, 금융당국과의 공유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전망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비상경영계획 수립을 검토 중이지만 기존에 제시했던 밸류업 계획이나 굵직한 내년도 경영 계획이 재조정되진 않을 것이다. 환율이 1600원을 넘으면 자본 관리에 경고등이 켜지겠지만 아직까지 그정도 수준은 아니다"며 "밸류업에서 가장 중요한 CET1 비율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 환율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밸류업 계획이 차질없이 실행될 수 있도록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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