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책금융기관이 올해보다 20조원 늘어난 247조5000억원의 정책금융을 공급하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전략과 미래유망산업 등 '5대중점분야'에 절반이 넘는 136조원을 쏟아 붓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과기정통부, 산업부,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정부 부처와 정책금융기관과 함께 '제9차 정책금융지원협의회'를 개최하고 내년 정책금융 공급 규모를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산업경쟁력 확보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멈춰설 수 없는 필수과제"라며 "기업의 원활한 투자와 경영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중점분야에 집중해 정책금융을 충분히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올해 정책금융 공급 실적을 점검하고 내년 정책금융기관의 공급계획을 확정했다. 산은과 기은,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4개 기관은 내년 총 247조5000억원을 공급한다.
특히 부처가 공동으로 선정한 △첨단전략산업 육성 △미래유망산업 지원 △기존산업 사업재편 및 고도화 △유니콘 벤처·중소·중견기업 육성 △기업 경영애로 해소 등 5대 중점분야에 절반이 넘는 136조원을 투입한다.
첨단전략산업에는 기존 반도체와 이차전지 외 바이오와 AI가 포함됐고, 수소와 ICT, 통신 등이 포함된 미래유망산업에는 태양전지와 물산업이 신설됐다. 기존 산업의 고도화에는 석유화학과 태양광이, 유니콘 기업 육성에는 중견기업지원 분야가 새로 포함됐다.
김 부위원장은 "정책금융지원협의회가 함께 선정한 5대 중점분야에 집중해 효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며 "부처의 수요와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인공지능과 태양전지 등을 주요부문에 추가했고,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석유화학 등의 산업도 별도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고채 수준인 연 2%대 저리로 제공되는 반도체 분야 저리설비투자대출 4조2500억원도 본격 가동된다. 정책금융기관의 직접 투자 목표액도 올해 1500억원에서 내년 1조원 이상으로 대폭 확대해 여신중심 신용공급을 지분투자 중심으로 전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 부위원장은 "직접투자 1조원 외 혁신성장펀드 3조원과 AI특화펀드 5000억원 등도 투자중심의 정책금융공급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별 핵심기업에 정책금융 지원을 강화하는 '혁신 프리미어1000'도 내년 처음 도입된다. 국가대표 1000, 우수기업 우대지원 프로세스 등 기존 유사한 지원제도를 통합해 각 부처가 선정한 우수 기업에 맞춤형으로 금융 및 비금융 지원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3년차를 맞는 혁신성장펀드도 개편한다. 지난해 처음 도입된 혁신성장펀드는 2023년 3조9000억원이 결성돼 현재 투자가 집행되고 있고, 올해도 11월까지 3조7000억원 이상 모집돼 목표치인 3조원을 초과했다. 금융위는 내년 정부예산 3000억원을 포함해 혁신성장펀드 3조원을 추가 조성한다.
혁신성장펀드의 기본적인 사업기조는 유지하면서 300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M&A) 전용 리그 신설, 신속투자 인센티브 제도 마련, 모펀드 운영위 통합 등으로 산업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간다.
김 부위원장은 "각 부처의 필요에 맞게 우수기업 선정요건을 구체화하고 협업 강화를 통해 산업별 핵심기업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해나가는 선례를 만들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