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PO 자진 철회 기업 50개사…NH證 주관만 26% 달해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닥 시장에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심사를 승인받지 못했거나 자진 철회한 기업이 총 50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기업들이 상장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것이다. 코스피·코스닥 상장 심사 철회 기업은 지난 2021년 40개사를 기록했던 것을 제외하면 평균 30개사 이하였다. 반면 올해 상장 철회한 기업은 전년(30개사) 대비 66.66% 늘었으며 상장 철회가 가장 적었던 2020년(26개사) 보다는 92.30% 급증했다.
올해 공모를 철회한 기업 50개사 중 37개사가 심사 철회를 택했다. 과거에는 저조한 공모 성과로 상장을 미룬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올해는 공모 절차에 들어가기 이전에 심사 단계에서부터 자진 철회를 결정했다.
업계에선 작년 '파두 사태' 이후 거래소의 심사 기준이 높아졌고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정정요청이 잇따르면서 결국 상장을 철회하는 사례가 급증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와 함께 올해 하반기부터 공모 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하면서 투자심리도 크게 위축되자 자진 철회를 택하는 기업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과열 양상이었던 IPO 시장에 거품이 빠지고 혹한기로 접어들면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며 "하반기에 재무적, 사업적으로 괜찮은 회사들이 상장을 준비했지만, 투심 약화로 많은 곳들이 공모를 미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공모 철회가 가장 많았던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3곳의 상장을 완주시키지 못했는데, 이는 전체 상장 철회 기업 중 26%에 달한다.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와 시케이솔루션의 공모를 철회했으며 노르마, 나모시스템, 애니원 등 11개 기업은 심사 단계에서 물러났다.
작년 파두 사태의 영향으로 NH투자증권의 위상에 타격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진단한다. 무엇보다도 NH투자증권은 작년 IPO 주관 건수와 공모금액을 경쟁적으로 늘리며 업계 1위 경쟁을 했는데, 파두 사태 이후 무리하게 상장 주관을 추진하다 결국 철회가 속출한 것이다. 한국거래소 기준 1조3641억원의 공모금액을 달성한 예년과 달리 올해는 8580억원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파두의 '뻥튀기 상장' 사건으로 NH투자증권이 아직 조사 받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업계 내에선 위상이 예전만하지 못한 건 사실"이라며 "이로 인한 실적 공백을 채우기 위해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다 올해 공모 철회 건수가 급증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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