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꿀벌부채명나방서 플라스틱 산화효소 찾아
사이토크롬 P450 효소 발굴, 플라스틱 산화기전 규명
사이토크롬 P450 효소 발굴, 플라스틱 산화기전 규명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류충민 감염병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이 꿀벌부채명나방 장에서 플라스틱 산화 효소를 발굴하고, AI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플라스틱 산화 기전을 입증했다고 26일 밝혔다.
꿀벌부채명나방은 벌집의 주성분인 왁스를 이로 삼는 곤충으로, 벌집 나방이라고도 불린다. 왁스가 플라스틱 구조와 비슷해 플라스틱 분해 잠재력을 가진 곤충으로 주목받아 왔다.
연구팀은 2019년 꿀벌부채명나방이 자체적으로 폴리에틸렌을 산화할 수 있는 효소 '사이토크롬 P450'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낸 바 있다. 사이토크롬 P450은 유기화합물의 산화 반응을 촉매하는 효소로, 생체 내 해독, 스테로이드 합성, 호르몬 대사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하는 효소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꿀벌부채명나방의 장에서 발현하는 1440개의 효모 클론을 확보해 각각의 클론을 폴리에틸렌과 반응시켜 산화 효소인 사이토크롬 P450을 발굴했다. 이어 폴리에틸렌을 섭취한 꿀벌부채명나방의 장에 대한 전사체 분석을 통해 사이토크롬 P450 효소와 지방산 대사 관련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사이토크롬 P450에 의해 산화된 폴리에틸렌이 꿀벌부채명나방의 장에서 지방산 대사경로를 통해 분해됨을 보여준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한 AI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효소의 폴리에틸렌 결합 가능성을 예측해 결합에 중요한 잔기(최소 단위)를 찾아냈다. 아울러 효소에 무작위 돌연변이를 유도한 뒤 전사체 분석을 통해 최적의 기능을 갖는 변이를 탐색, 가장 효율이 높은 효소를 효모에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류충민 생명연 박사는 "곤충 유래 효소를 이용한 폐플라스틱 처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효소 기반 폐플라스틱 처리 실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유해물질 저널(지난 10월 23일자)' 온라인에 실렸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