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G마켓, JV 자회사 편입
네트워크로 셀러 경쟁력 강화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 선순환
신세계그룹이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하 알리바바)과 손잡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 판도 흔들기에 나선다. 두 기업 간 동행이 '쿠팡 독주 체제'를 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내년 양사 간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양 사의 출자 비율은 5대 5로, 신세계그룹이 G마켓을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하게 된다.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내년 설립되는 합작법인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독립적으로 플랫폼을 운영한다.
신세계그룹은 이 같은 이커머스 사업 재편으로 상품, IT 역량 등 핵심 경쟁력 시너지로 사업체질을 강화해 이커머스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연합전선 구축이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까지 팔아가며 사들였으나, 인수 이후 적자전환해 실적 부진을 벗지 못하고 있는 G마켓에게 반전의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인수 당시 '승자의 저주' 우려에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다"라고 밀어붙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체면도 이번 빅딜의 실익에 달리게 됐다. 업계에선 이번 JV설립에는 G마켓의 가치를 키워 상장 또는 매각하려는 신세계그룹의 큰 그림이 깔려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G마켓의 경우, 이번 JV설립 이후 셀러, 알리바바 플랫폼을 통해 50개 국가를 중심으로 200여 국가·지역 진출 교두보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알리바바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G마켓 품질관리로 고객경험을 혁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 측은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력 생태계 구축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효율을 개선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와 바로 연결해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인트 벤처를 통해 G마켓은 3가지 측면에서 이커머스 핵심 경쟁력 기반을 재구축 하게 됐다. 핵심 경쟁력을 한데 모아 사업 시너지를 높일 뿐 아니라 근본 체질도 더욱 탄탄하게 다지겠다는 의도다.
당장 G마켓 셀러의 글로벌 진출 을 위한 교두보가 마련된다. 알리바바의 최대 강점 중 하나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K-유통의 전 세계 접점이 비약적으로 넓어져 셀러 성장이 곧 G마켓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 등 편익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여기에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 축적해온 IT 빅데이터 기술력까지 더해져 서비스의 질도 글로벌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조인트 벤처 설립으로 양 사의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투자가 더욱 확대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알리바바 그룹은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으로, 이 중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은 지난 1년간 알리바바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사업그룹으로 알려졌다. 안정적인 투자 유치가 충분하단 의미다.
상품 구색 확대, 가격경쟁력 증대, 개인 맞춤형 쇼핑 개선 등에 투자가 이뤄지면 소비자 편의성과 혜택은 몇 배, 몇 십 배 더 커질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계약을 통해 G마켓과 거래 중인 60여만 셀러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봤다. 국내 우수 상품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G마켓 셀러가 판매하는 국내 강소기업의 우수 상품이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글로벌 플랫폼에 태워지면 50개 국가를 중심으로 전세계 200 여개 국가와 지역에 소개될 수 있는 새로운 판로가 생기기 때문이다. 주요 지역은 중국을 포함, 미국, 유럽, 남미, 동남아시아 등이다.
G마켓 셀러의 상품 경쟁력과 동반 성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G마켓은 기존 셀러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글로벌 플랫폼에 보다 쉽게 입점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원하는 G마켓 셀러는 별도의 추가 절차 없이 기존에 G마켓에 등록한 상품이 바로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플랫폼 중 셀러가 필요한 플랫폼에 자동으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앞으로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거나 대금 정산 등에서 기존에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 운영해오던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에 비해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글로벌 플랫폼 진출을 원하는 국내 셀러가 직접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에 상품을 등록하는 대신, G마켓을 통해 바로 글로벌 플랫폼으로 진출하는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된다. G마켓은 이를 통해 경쟁력 있는 셀러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어 시너지를 배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알리바바 인터내셔널도 '대한민국 브랜드'라는 좋은 이미지를 앞세워 국내 강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통한 새로운 사업 기회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본격적인 상품 운영은 합작법인 설립이 마무리되고 관련 IT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는 내년 상반기 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 사는 사업에 속도를 내 최대한 빨리 상품 운영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경쟁력 있는 상품 역시 G마켓에서 판매할 수 있게 돼 소비자 선택의 폭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도 장점으로 거론된다.
IT 기술 협력 역시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UX·UI 기술은 물론, 다양한 분석 능력 등 고도의 IT 인프라를 G마켓에 접목함으로써 G마켓의 IT 역량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G마켓이 그간 쌓아온 품질관리 노하우와 고객 서비스에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선도적 기술이 더해지면 고객 경험 혁신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조인트 벤처 설립을 통해 향후 지속적인 투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 사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권과 쇼핑 경험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IT 등 기술 투자는 물론, 상품과 가격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 한국 소비자들이 이커머스에서 즐길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객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알리바바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으로 국내 셀러의 전세계 진출 교두보가 마련되고 동시에 K-상품의 판로 개척 및 저변 확대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유통 생태계를 조성해 G마켓의 차별화 된 고객경험 혁신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