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이 제대로된 길 찾을 때까진 조기 대선 이야기 안 할 생각"
"尹 찍은 중도보수 돌아서, 당 민심 거꾸로가면 추락할 수밖에"
"공동체·헌법가치·원칙 지켜야 보수…당 헌법에 어긋나고 있다"
"'정권 바치냐'말고 국민께 용서부터 빌라"
유승민(66) 국민의힘 전 의원은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 대통령선거 도전 가능성에 관해 "이 상황이 정리되고 당이 제대로 된 길을 찾을 때까지는 그런 이야기 안 할 생각"이라며 말을 아꼈다. 개혁보수를 주장해 온 '잠룡' 일원으로서 그는 현재 여당의 노선에 가장 큰 문제의식을 드러냈고, 헌법상 정당해산 심판 사유에 가까워진 상태라고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연세대학교를 찾아 강연 중인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유승민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사진>
유승민 전 의원은 26일 KBS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헌법재판소가 하고 있는 탄핵심판이 제대로 시작도 안 했는데 특히 우리는 지금 죄를 지었고, 어떤 의미에선 이 문제에 대한 당의 입장이 정리가 안돼 국민의 지탄을 받는 상황인데, 우리 당 소속이든 누구든 지금 손들고 '나 대선 출마하겠소' 조기 대선 전제로 일부는 그렇게 하시는 분이 있던데 저는 이해가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저지른 일이고 그 이후에 또 당이 보여주는 모습이 너무 제대로 안 가고 있어 굉장히 괴롭다"고 했다. 또 "굉장히 두렵다. 지금 경제가 진짜 심각하게 안 좋고, 이 사태 이후 내수·수출·성장 모든 게 충격받고 금융·자본시장이 굉장히 요동치고 안보는 (미국) 트럼프가 집권하면 어떻게될지 불안한 상황"이라며 "계엄사태가 대한민국의 국익에 엄청난 위험"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당의 노선을 우려하면서 "12·3 비상계엄은 헌법을 위반한 건데 그날 비상계엄 해제에 우리가 18명(국회의원)밖에 참여를 못했고, 그 이후 탄핵 과정에서 계속 '내란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탄핵에 반대'하고 아직도 그 입장이 이어지고 공식적인 대국민 사과가 단 한번도 없었다. 국민께서 우리 당을 어떻게 쳐다볼지"라며 "민심하고 거꾸로 가니까 당이 추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물론 국민들 중 탄핵에 반대하고 이게 내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국민도 일부 계시겠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보수 전체를 대표하는 정당 아닌가"라며 "지금 건전한 보수, 중도보수 유권자들, 특히 윤 대통령을 찍었던 분들이 많이 돌아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수는 지켜야할 것을 지키는 거다. 대한민국이란 공동체를 지키고 헌법가치를, 원칙이나 품격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헌법 8조 2항·4항을 보면 정당의 어떤 민주적 운영, 그 목표와 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된다. 그 다음에 정당이 민주적인 기본질서를 위배해선 안 된다고 정당해산 사유에 돼 있다"며 "지금 딱 이 시점에 국민의힘이 보수를 대표하는 정당으로서, 진짜 모든 걸 헌법 테두리 안에서 이 사태를 다시 생각해야 된다"고 했다. '헌법을 준수할 의무'에서 "어긋나고 있다. 제일 잘못가고 있다"고도 했다.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전후로 보수진영 내에서 '배신의 정치' 비판이 계속된 데 대해선 "8년 전 탄핵에 무슨 배신자다 부역자다 이런 말을 아직도 하고 있는데 지금 우리가 무슨 조선시대 군주를 모시는 상황이 아니다"며 "지난 8년간 못했고 아주 손쉽게 용병을, 검사 윤석열을 데려와서 선거를 치러 겨우 이겼고 지금도 우리 당이 진짜 진정한 보수의 길을 걷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판판이 선거에서도 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당이 하고 있는 모습은 지지자들께 '이재명의 민주당에 정권을 갖다 바치길 원하느냐' 그 길로 가는 것 같다"면서 "우리가 진짜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께 용서를 빌고 쇄신·혁신하겠다고 약속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만이 우리가 살 길인데 만약 우리 당원들이나 지지자들께서 그 길을 외면하신다면 저희들은 극우정당 비슷하게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 점을 제가 당원께 늘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참여하는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야권이 유리할 수밖에 없나'란 물음엔 "지금 우리가 잘못을 저질렀으니 지금 상황에 조기 대선을 치르면 불리한 건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그걸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더 축소되고 쪼그라드는 방향이면 안 된다. 제가 늘 '중수청'이라고 하는 중도층·수도권·청년층 신뢰를 얻을 보수정치를 하자고 하는 게 개혁보수다. 그 길로 가지 않으면 당이 암흑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밖에 '명태균 게이트' 관련 질문엔 "창원지검 수사 결과에 달린 문제 같다"면서도 "윤 대통령 부부뿐만 아니라 여러 무슨 국민의힘 정치인들하고 (명태균씨 간) 관계가 드러나고 있고 거기에 연루돼 무슨 선거법이든 정치자금법이든 불법이 드러나면 우리가 그런 후보를 내세울 수는 없겠다"고 짚었다. 또 "무슨 불법이 막 드러난 후보를 내세워갖고는 안 될 것이고, 당연히 저는 아무 관계없다"고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