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는 26일 "법원의 존재 이유는 재판"이라며 "사법부의 모든 기능과 역량은 국민이 원하는 신속하고 정의로운 재판에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온 국민이 염려하는 엄중한 국가적 혼란의 시기에 대법관으로서 자질과 능력을 검증받게 돼 어느때보다 결연한 심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법관에게 나라는 대한민국과 헌법 질서를, 하늘은 정의를, 국민은 소송관계인, 특히 우리 사회에서 소외받은 재판 당사자를 의미한다고 늘 새기며 업무에 임했다"며 "무엇보다 헌법정신에 입각하며 정의로운 판결을 선고하고자 노력했다"며 본인의 주요 판결 몇 가지를 언급했다.
대표적으로 2014년 서울중앙지법 재직 시 5·16 군사정변 시절 포고령에 대해 위헌적 요소가 있음에도 이를 기반으로 유죄 판결을 내린 혁명재판소 재판관들에게 법관의 소임을 저버렸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꼽았다.
그는 "법원이 재판을 잘하기 위해서는 개별 구성원들의 헌신과 노력과 더불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국민 중심의 사법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속하고 충실한 재판을 위한 읽기 쉬운 판결문 작성, 판결서 공개 확대, 심급제도 개선, 인공지능(AI)의 보조적 활용, 한국형 디스커버리(증거개시) 제도 도입, 합리적 양형기준 설정 등 산적한 제도 개선 과제의 실천 및 정착에도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마 후보자는 "대한민국 헌법이 선언한 국민 주권, 의회주의 및 사법부 독립 정신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기"라며 "국민이 바라는 사법제도 구현에 헌신할 것을 약속드린다"고도 했다.
한편 이날 인사청문회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개혁신당 등 야당 의원들만 참석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야당 단독으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