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6일 논평을 내고 "민생과 안보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의 출범일을 시한으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조건부 탄핵안을 발의하겠다는 행태야말로 탄핵 중독 정당다운 모습으로 국정 안정을 위한 대화의 의지조차 없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당초 국회와 정부는 이날 협의체를 출범하고 첫 회의를 열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한 대행의 탄핵을 두고 여야가 갈등을 빚으면서 협의체 출범은 사실상 무산됐다. 민주당은 한 대행에게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과 '내란·김건희 특검법' 공포를 요구하며 탄핵을 압박하고 있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헌법재판관 3인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고 한 대행이 후보자를 임명할지 지켜본 뒤 탄핵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만일 한 대행이 임명을 거부할 경우 늦어도 27일 오전 탄핵안을 발의하고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한 대행 탄핵에 반발, 대통령 탄핵 의결 정족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맞서고 있다. 서 원내대변인은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 단 열흘 만에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을 당론으로 정한 민주당의 저의를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에 이어 장관들 줄 탄핵으로 언제 무정부 상태가 될지 모를 나라에 과연 누가 투자를 하겠냐"고 날을 세웠다.
반면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내란 회복 내지는 극복 과정으로 시급한 협의체 도입이 필요했다고 했던 것과 달리 지금의 상황은 오히려 내란 잔당의 준동이 계속되고 있어 내란 진압이 먼저고 극복은 차후 과정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부분에 있어 헌법재판관 임명이나 특검 수용이 지체 없이 이뤄져야만 그 이후에 민생과 국민 삶 자체를 돌아볼 수 있는데 지금 80%에 가까운 국민적 요구가 내란을 조기 진압하는 것과 탄핵의 신속한 처리 과정"이라고 부연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협의체는 아마도 출범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전부터 협의체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이들은 구체적인 의제는 물론 협의체 명칭조차 협의하지 못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와 정부의 국정협의체를, 국민의힘은 여야정 협의체를, 민주당은 국정안정협의체를 각각 사용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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