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행 탄핵안 발의에 시장 출렁
환율급등, 2009년 금융위기 수준
전문가 "내년 1500원 돌파 가능성"
환율급등, 2009년 금융위기 수준
전문가 "내년 1500원 돌파 가능성"
![[기획] 답 없는 한국… 환율 1460원도 뚫렸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412/2024122702100163033002[1].jpg "[기획] 답 없는 한국… 환율 1460원도 뚫렸다")
원화 가치가 날개없이 추락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6일 지난 2009년 금융위기 후 처음으로 1460원을 뚫고 1500원선을 바라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는 등 정치적 혼란이 더 커지면서 고환율 장기화 기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내년 초 1500원선 돌파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하면 즉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겠다"고 했다. 이는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3명의 임명동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는 즉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라는 야당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27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탄핵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시점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탄핵안 발의 소식에 외환시장은 요동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종가(오후 3시30분)는 전일 대비 8.4원 오른 1464.8원을 기록했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원 내린 1455.2원으로 출발했으나 바로 반등한 뒤 상승 폭을 키워 오후 3시 20분 1466.0원까지 뛰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최고치다.
환율은 비상계엄 후폭풍에 지난 4일 1413.50에서 이날까지 51.3원이나 올랐다. 외환당국의 금융시장 안정화 노력에도 불구, 환율은 지난 19일부터 5거래일 연속 장중 1450원을 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위기 때인 2009년 3월 11~17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 역시 정국 불안에 환율이 뛰면서 전장(24일)보다 10.85포인트(0.44%) 내린 2429.67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이날 9.0포인트(0.37%) 오른 2449.52로 강세 출발한 후 상승과 하락을 오갔다. 이후 한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 방침을 밝히고 야권이 반발하는 등 정치 갈등이 부각되자 낙폭이 커졌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47포인트(0.66%) 내린 675.64에 장을 마감했다.
금융시장에선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 현실화하면 경제 불확실성이 증폭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정부조직법 제26조에 따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권한대행을 이어받는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 권한대행이 국정 운영을 맡으면서 이번 비상계엄·탄핵 정국으로 인한 혼란이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기를 기대해왔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 부담과 수입업체 결제 등 달러 실수요 매수세에 힘입어 당분간 1450원대 후반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속도조절이 글로벌 미 달러 강세를 부추기며 원화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내년 1500원대 환율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형연·김지영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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