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지속 시 매출·순이익 등 재무 성과 개선 전망
북미 성과 탄탄한 넷마블, 북미 매출 43%로 1위
외화자산 1조 넘는 크래프톤, 환율 상승에 1300억 차익
북미 성과 탄탄한 넷마블, 북미 매출 43%로 1위
외화자산 1조 넘는 크래프톤, 환율 상승에 1300억 차익
고환율로 인한 반사이익을 가장 크게 볼 것으로 기대되는 게임사는 넷마블과 크래프톤이다. 넷마블은 3분기 IR 자료에 따르면 북미 지역 매출 비중이 43%로 높다. 이러한 북미 지역의 매출 성과는 끈기 있는 투자의 결과다. 넷마블은 지난 2017년 미국 게임사 카밤을 약 1조원에, 2021년 모바일 소셜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를 2조5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카밤은 '마블' 지식재산(IP)을 활용한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를, 스핀엑스는 '잭팟월드'를 출시했다. 두 게임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13%)의 뒤를 이어 각각 넷마블 전체 게임 매출 비중 8%를 차지하며 공동 2위를 차지하는 핵심 게임이다.
넷마블은 '스핀엑스'를 인수할 당시 대규모의 외화 차입금을 떠안은 바 있다. 2021년 인수 당시 2020년 기준 넷마블의 총자산 32%에 달하는 인수금 2조5000억원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달러가 강세였던 2022년 인수금에 따른 이자비용은 1127억원으로, 환율 상승에 따라 이자비용이 200%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현재 넷마블은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은 가져가면서 리스크는 해소한 상황이다. 지난해 6월 외화차입금을 원화로 차환하며 환율 급등에 따른 손해를 줄였다. 환율 상승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 요인을 제거한 것이다. 3분기 말 기준 넷마블의 총차입금은 1조5655억원 규모다.
크래프톤도 환율 상승에 따른 반사효과가 기대된다.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3분기 말 기준 외화금융자산 1조692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환율이 5% 오르면 552억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환율이 전분기 대비 12% 가량 높아진 상황으로, 크래프톤은 약 1300억원의 차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효자 IP '배틀그라운드'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이 더해지며 더욱 큰 폭의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 이 외에 엔씨소프트는 600억원, 펄어비스는 200억원 이상의 환차익이 예상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은 전체 산업 중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업종인 만큼 기업들이 고환율 장기화에 따른 환차익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상승에 따라 외화자산을 보유한 게임사들은 재무제표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에 따른 투자 부담은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게임사들은 최근 해외 게임사에 대한 투자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데, 보유 중인 외화자산을 활용하고 투자규모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은 퍼블리싱 협상 우선권을 가져오는 방식으로 해외 게임사에 대한 지분 투자 등을 하고 있다"며 "이런 투자 전략은 적은 돈으로 많은 이익을 내는 게임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막대한 비용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또한, 해외에서 벌어들인 외화를 활용하는 것으로, 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이 적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