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여파로 전국 의대의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된 인원이 2021년 이후 4년 만에 세자릿수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학들이 수시 이월 규모를 반영한 정시 모집인원을 내부 확정해 의료계가 주장해온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재논의'는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각 대학은 30일까지 수시 미충원 인원을 반영한 정시 모집인원을 최종적으로 확정해 발표한다. 정시모집 원서접수 기간은 31일부터 2025년 1월 3일까지다.
입시업계는 아직 공식 발표는 전부 이뤄지지 않았으나 수시 미충원 비율을 고려했을 때 전국 39개 의대가 수시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정시로 넘기는 인원은 100명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종로학원이 분석한 최근 6년간 수시에서 정시로의 이월 인원은 2019년 213명, 2020년 162명, 2021년 157명, 2022년 63명, 2023년 13명, 2024년 33명이다. 올해는 의대 증원으로 인해 지역인재전형을 중심으로 정원이 크게 늘어난 만큼 다시 수시 미충원이 늘면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확대될 전망이다.
의대 쏠림현상도 심화하면서 수시 카드 6장을 대부분 의대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아져 의대 간 중복합격이 많아진 것도 수시 미충원 비율을 올리는 요인이다.
지난 23일 기준 종로학원이 집계한 9개 의대 등록포기자는 399명으로 지난해(257명)보다 55.3% 증가했다.
연세대 의대는 지난 26일까지 등록 포기 비율이 58.7%에 달했다. 최상위권 의대에서 미등록이 대거 발생하면 다른 의대에서의 이동이 연달아 발생하게 된다.
충북대는 3차까지 발표한 결과 모집인원(60명)의 1.5배 수준인 89명이 등록하지 않았다. 충북대 의대 모집인원은 지난해 21명에서 올해 60명으로 늘었다.
아직 모든 대학이 공식 발표하진 않았지만, 정시 최종 모집인원은 이미 확정됐다.
이에 따라 '수시에서 못 채운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지 말자'는 의료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게 됐다.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이 그대로 진행된다면, 2026학년도에는 신입생을 뽑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내년 수능을 볼 현 고등학교 2학년생과 학부모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돼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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