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국방상 비밀취급명령 등을 어기거나, 특허침해 제품 수출 시 법적 제재가 부과되되는 등 특허기술의 해외 유출 방지가 강화된다. 또한 의약품의 과도한 특허존속기간 연장을 막아 국민들의 의약품 선택권이 한층 늘어난다.
특허청은 이런 내용의 특허기술의 해외유출 방지를 위한 '특허법, 실용신안법 개정안(이철규 의원 대표 발의)'과 국민의 의약품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한 '특허법 개정안(고동진 의원 대표 발의)'이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29일 밝혔다.
우선, 국방상 필요한 경우 외국 특허출원을 금지하거나 특허발명을 비밀로 취급하도록 하는 정부의 명령(비밀취급명령)을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 등 형사 처벌을 받는다. 현행법은 비밀취급명령 등을 위반해도 벌칙 규정이 별도로 없어 국가 안보 관련 기술 유출 가능성이 있었다.
개정법에는 비밀취급명령 등의 위반자와 함께 관리 감독 의무가 있는 법인, 대표자 등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양벌 규정도 추가됐다.
또한 특허침해 제품 수출에 대해 손해배상과 침해죄가 적용된다. 현행법에는 특허침해 제품의 수출을 세관에서 막거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손해배상청구나 침해죄 등의 적극적인 보호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다. 이번 법 개정으로 특허제품 수출에 대해 특허침해금지를 청구할 수 있고, 손해배상청구 및 침해죄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된다.
의약품의 특허존속기간 연장 기간과 연장 특허권 수도 제한된다. 현재는 우리의 경우 다른 나라와 달리 의약품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의 상한이 없고, 하나의 허가에 연장 가능한 특허권 수도 제한이 없다.
의약품의 특허존속기간이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길게 연장돼 제네릭(복제약) 출시가 지연돼 국민들의 의약품 선택권 축소, 건강보험 재정 악화 등의 문제 발생이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으로 의약품 특허존속기간 연장을 미국과 유럽 등 국제적 기준에 맞출 수 있고, 과도한 존속기간 연장을 막을 수 있다고 특허청은 기대했다. 두 개정안은 내년 1월 공포된 후 7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정연우 특허청 특허심사기획국장은 "이번 특허법 개정을 통해 국가안보 및 경제와 직결되는 우리 특허 기술에 대한 보호와 국민건강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