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디지털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을 처리한 것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은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일부를 제외한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서 한 총리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정 의원은 "대행의 대행을 만든 만행, 결국 '이재명 민주당 대표 입맛에 맞아야 끝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민주당이 탄핵 카드로 의도적으로 파국을 획책하고 헌정 기능과 정부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12·3 비상계엄 선포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이재명은 안된다'는 게 국민의 뜻"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 가결 조건과 관련해 재적의원 과반수(151명)와 200명 중 어떤 게 맞는지 정리가 되지 않았는데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처럼 급히 움직이는 모습을 국민들이 보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두려움을 떨어 대한민국을 흔들고 정부의 기능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22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배지를 단 정 의원은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형평성·편파 논란을 화두로 끌어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한 탄핵 정국 속에서 정 의원은 '그래도, 이재명은 안 됩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지역구인 부산 수영구에 걸려고 했지만 선관위로부터 불허 통보를 받았다. 공직선거법 제254조를 토대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현수막 내용이 특정 후보의 당선 또는 낙선을 목적으로 하는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선관위는 대선에 입·후보 할 것으로 충분히 예견되는 특정인이 대통령직에 적임자가 아니라는 의미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선관위는 가정을 전제로 정치적 판단을 했고 그 전제는 '이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되면 사전선거운동이 될 수 있다'는 궤변이었다"며 "이는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지켜야 하는 선관위의 이중잣대로 공직선거법 제252조에 따른 사전선거운동의 정의를 스스로 망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선거일이 정해진 적도 없을뿐더러 최초로 선관위에 현수막 검토를 요청했던 지난 16일 기준으로 대한민국 법상 대선은 아직 먼 시간이었다"며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 데다 출마 유력 같은 판단을 선관위가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정 의원이 제시한 '그래도 이재명은 안됩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전국적으로 게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미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선관위의 번복 이후 해당 현수막을 부산시 전역에 내걸었다. 최종 게시된 현수막에는 '선관위 인정 현수막'이라는 부제도 달았다. 정 의원은 "여담으로 선관위 인정이라는 문구는 마음에 조금 걸렸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서 추가했다"며 "그조차 선관위에 질의하고 검토를 받았다"고 부연했다.
비상계엄 후폭풍도 있지만 여야는 22대 국회에서 어느 때보다 극단적 대립 상태에 놓여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 의원은 정국을 풀어나갈 해결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물음에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기에는 문제 해결 여부를 떠나 충분히 소통하고 풀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결정적인 순간에 어떻게 대처하고 행동하는지 보여주는 것이 정치인에게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정 의원의 인식이 깔려 있다. 정 의원은 "정치는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국민을 위해 대화해야 한다. 우리는 집권 여당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선관위도 결정을 번복했지만 잘못을 인정하는 것만으로 끝나면 안 된다"며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선거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정한 관리자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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