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의 활주로가 국내 주요공항과 비교해 짧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내년 준공을 목표로 400m 연장 공사가 진행 중이었던 터라 제주항공 참사가 더 안타깝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9일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길이는 2800m다. 인천국제공항 활주로가 3750~4000m, 김포국제공항 활주로가 3600m인 것과 비교하면 800~1200m 상당 짧은 편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 상 활주로 길이는 공항의 해발고도, 평균기온, 운항 항공기의 종류와 무게 등에 따라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대형 항공기가 안전하게 이착륙하려면 3000m 길이의 활주로가 필요하다.
이날 인명 사고를 낸 제주항공 7C2216 여객기가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를 넘어 공항 외곽 담벼락을 들이받고 폭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활주로 길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제주항공 7C2216 여객기 조종사가 랜딩기어 고장을 확인한 뒤 동체착륙을 시도했으나 속도를 줄이지 못해 활주로를 벗어나 공항 외곽 담장과 충돌한 것으로 분석했다. 활주로 길이가 짧으면 착륙 시 제동과 조종이 어렵고, 동체 착륙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는 속도를 줄일 수 있는 충분한 활주로가 필요하다는 게 항공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욱이 무안공항은 현재 활주로 길이를 2800m에서 3160m로 늘리는 공사를 하고 있다. 전남도는 무안공항의 대형 항공기 운항을 확대하고자 2007년 공항을 개항한 이래 줄곧 정부에 활주로 연장을 건의했다. 그러나 예산 확보 우선순위에서 밀린 탓에 2022년에야 사업비 2조7413억원을 따냈다. 내년이면 증설 공사가 끝난다. 다만, 활주로 길이를 사고의 직접적 원인으로 보면 안된다는 게 정부 당국의 판단이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무안 여객기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무안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2800m로, 이전에도 유사한 크기의 항공기가 계속 운행해 왔다"며 "활주로 길이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세종=이민우·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고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인명 구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