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갈등으로 맞붙던 여야가 정쟁을 멈추고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까지 제동없이 달리던 더불어민주당 역시 대형 참사 수습을 우선시하며 속도조절에 나섰다.
29일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각각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제주항공 참사를 수습한 대책기구를 출범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주재로 이날 오후 긴급 현안회의를 열고 국회 행정안전·국토교통·보건복지 위원들로 '무안공항 여객기 추락사고 수습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국토위 여당 간사인 권영진 의원이 위원장을 맡아 당일 현장 급파됐다. 권 대행은 30일 오전 무안 현장에 나서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방문하기로 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도 30일 공식 취임한 뒤 오후 현장방문을 한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소방청, 경찰청, 전라남도, 한국공항공사 등 관계기관이 가용 가능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현장 수습에 나서고 있다"며 "국정공백 없는 사고 수습을 위해 정치권이 뭉쳐야 한다. 민생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항공사고대책위원회' 출범을 결정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회의를 마치고 곧장 무안으로 향했다. 30일에는 대책위와 함께 현장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대책위에는 상황본부, 사고수습지원단, 유족지원단 등 3개 기구가 설치될 것"이라며 "상황본부는 전남도당사무실에 설치해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30일에 예정된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을 모두 순연하고 사고 수습에 당력을 모으기로 했다.
다른 원내 정당들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조국혁신당 지도부도 30일 전남도당 사무실에서 사고수습지원 최고위원 및 의원단 연석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개혁신당은 논평을 내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희생자와 유가족을 지원하고 신속히 사고를 수습하는 것"이라며 "비극적인 상황에서 정치권은 모든 정쟁을 멈추고 피해 지원을 위해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통령실도 이날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긴급 수석비서관회의를 갖고 24시간 비상 대응 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사고 직후 국정상황실로부터 관련 보고를 통해 상황을 공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는 사고 현황과 수습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며, 추후 상황을 지켜보며 추가 회의를 할 수 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회의 결과는 최상목 권한대행에게 보고했다.
한기호·안소현 기자 ashright@dt.co.kr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현장에서 119 소방관과 구급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