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줄이겠다고 밝힌 이후 비트코인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 소폭 강세를 보였던 비트코인이 다시 상승폭을 반납한 것이다. 기관 투자자의 자금 이탈도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연말을 앞두고 변동성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9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비트코인은 1BTC당 9만4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주 대비 2.4% 하락했다.
지난 한 주 비트코인은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등락을 나타냈다. 크리스마스인 지난 25일 새벽3시께 9만9800달러선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26일 오후 3시부터 하락을 시작, 9만5000달러대 초반으로 떨어진 뒤 28일부터는 9만4000달러를 횡보하고 있다.
지난 18일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약세장이 길어지자 기관 투자자의 자금 이탈도 지속되고 있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에 따르면 FOMC 발표 이후인 19일과 20일을 비롯해 기관 투자자들은 23일, 24일도 대거 이탈했다. 26일 하루 매수세로 돌아섰지만, 다시 또 27일 매도세를 보였다. 지난 한 주(12월 23일~27일)간 기관 투자자가 내던진 비트코인 현물ETF 자금은 8억5280만달러(1조2587억원)에 달한다. 반면 이더리움 현물 ETF는 순유입으로 전환되며 꾸준한 자금 유입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자 이더리움을 비롯해 리플, 도지코인 등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은 전주 대비 0.5% 오른 3370달러선에서, 리플은 전주 대비 3.4% 내린 2.17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번주엔 실업수당청구건수와 같은 미국 주요 경기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으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강동현 코빗 연구원은 "연말이라는 시기적 특성상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큰 뉴스가 없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미결제약정(OI) 수치가 여전히 높은 상황인만큼 높은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겠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둔 만큼 장밋빛 전망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알트코인 현물ETF가 다수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는 지난 23일 "내년에는 이더리움 현물ETF에 스테이킹(가상자산 예치) 기능이 통합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솔라나 등 알트코인 ETF도 등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 경제 전문지 파이낸스 매그네이츠도 "트럼프가 친암호화폐 성향의 폴 앳킨스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지명한 것은 리플, 라이트코인, 헤데라, 솔라나 등 알트코인 ETF가 출시될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지난 23일부터 29일까지의 비트코인 가격 흐름. [코인게코 캡처] 12월 25일 새벽 3시 9만8000달러선까지 급등. 이후 26일 오후 2시까지 9만8000달러선까지 유지하다 추락. 28일부터 현재까지 9만4000달러선에서 유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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