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통계청과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6월 6만6388가구였던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점차 감소하다가 작년 12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 6월 7만4037 가구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7·8월에 집값 상승과 함께 수요가 반등해 줄어들던 미분양 주택 수는 9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분양 포비아'가 현실화되자, 수요자들의 금융부담을 낮추는 단지들도 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 단지들도 중도금 무이자 대출이나 계약금·중도금 최소화 등의 조건을 내걸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중랑구 옛 상봉터미널 자리에 분양 중인 '더샵퍼스트월드'는 전용면적 39·44㎡ 주택형에 중도금 무이자 대출혜택을 제공한다. 중도금 무이자 카드는 대게 미분양이 우려되는 단지들에서 청약 계약을 유도하기 위해 사용된다. 부동산 불패지로 여겨졌던 서울에서도 이같은 카드가 나온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전용 98·118㎡ 등 대형 주택형에 대해선 청약 당첨 시 초기 납부해야 하는 계약금을 분양가의 10%가 아닌 5%로 책정하는 조치를 했다. 1차에 5000만원만 내고 이후 30일 이내에 나머지를 내도록 해 청약자들의 부담을 낮췄다.
이달 초 DL건설이 인천 중구에 분양을 시작한 'e편한세상 동인천 베이프런트' 단지도 초기 계약금 5%, 중도금 대출 무이자, 발코니 확장 무료 등의 카드를 내걸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계약이 100% 완료되지 않았다. 롯데건설이 경기 의정부시에 9월부터 분양 중인 '의정부 롯데캐슬 나리벡시티' 역시 미분양 물량 소진을 위해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계약금 5% 무이자 신용대출 지원 등의 혜택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지방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심으로 추가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이 발표한 올해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에서 유의(C) 또는 부실우려(D) 등급을 받은 부실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2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부동산 PF 익스포저 210조9000억원의 10.9% 수준이다. 토지담보대출이 13조5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규모 미분양 우려에 대해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문제는 지방에서 그치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선제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면서 "올해 국정감사를 기점으로 정부와 국토부는 중소 건설사 보호 방안 및 미분양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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