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가 연말 성수기 여행 수요를 맞춰 무리하게 전세기를 운항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사고가 연말 여행 수요 급증과 항공사·여행사의 운항 방식, 지방 공항 중심의 전세기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 여객기는 사고 직전 48시간 동안 국내외 5개국 공항을 13차례 오가는 과도한 운항 일정을 소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가 발생한 여객기는 광주 지역 한 여행사가 기획한 방콕 전세기 단체 여행상품의 귀국편이었다. 이 여객기는 사고 직전 48시간 동안 13차례 운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틀 간 무안·제주·인천국제공항 등 국내 3개 공항과 중국 베이징,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일본 나가사키, 대만 타이베이 등 5개국의 5개 공항을 오갔다.
제주항공의 월평균 운항시간이 국내 항공사 중 가장 긴 수준이라는 점에서 구조적 안전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제주항공의 월평균 가동시간 역시 국내 항공사 중 긴 편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제주항공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보유 여객기 1대당 월평균 운송 시간은 418시간으로 국내 6개 항공사 가운데 가장 길었다.
반면 다른 저비용 항공사(LCC)인 진에어의 올해 3분기 월평균 운송 시간은 371시간이었고 티웨이항공의 월평균 운송 시간은 386시간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의 월평균 운송 시간은 355시간, 아시아나의 월평균 운송 시간은 335시간이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무안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전세기들은 대부분 지방 공항의 정기 노선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LCC가 운영 중"이라며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항공 안전 체계 개선과 전세기 운항 정책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대두된다"고 말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