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부동산 개발전담팀 운영
부지 사들여 유동화 후 임차 선호
외국계 기업들도 서울 투자 늘어
부지 사들여 유동화 후 임차 선호
외국계 기업들도 서울 투자 늘어
부동산업계에서는 이 아이의 부모가 실제 해당 매매계약을 체결한 매수자로, 유명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Mardi Mercredi)'를 운영하는 박화목·이수현 피스피스스튜디오 대표 부부를 지목했다.
최근 이처럼 패션사업으로 성공한 창업자들이 부동산업계의 '큰손'으로 변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유아인은 자신이 살던 용산구 이태원동 소재 단독주택(대지면적 337㎡)을 63억원에 매각했다. 한달 만인 지난 12월 19일 법원에 소유권이전등기가 접수됐는데, 매수자는 2017년 7월생이며 담보 설정이 없는 것으로 보아 매매대금 대출 없이 전액 현금으로 치른 것으로 보인다. 매수자는 박화목 피스피스스튜디오 대표와 이수현 디자이너 부부의 자녀일 것으로 추정된다. 소유권 이전 등기 접수 당시 기재한 주소지가 박 대표 부부의 주거지와 일치한다.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이태원과 한남동 일대 부동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한강진역 제일기획 인근 마르디 메크르디 매장을 중심으로 다수의 부동산과 중구 신당동의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한국의 브루클린'이라 불리는 성수동 부동산 개발사업의 귀재다. 업계에 의하면 현재 무신사가 성수동에 직접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은 4곳으로, 매장이 입점한 곳만 8곳에 달한다.
좌식 책상에 컴퓨터 한 대를 놓고 시작했던 무신사는 지난 2019년 처음 매입한 부동산으로 큰 재미를 봤다. 옛 동부자동차서비스 부지(성수동2가 271-22)를 220억원에 사들여 직접 '무신사 캠퍼스 E1'이란 명칭의 연면적 1만533㎡오피스빌딩으로 시행한 뒤 지난해 마스턴투자운용에 1115억원에 매각한 것이다. 완공 뒤 무신사가 입주한 이 빌딩은 향후에도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임대) 방식으로 무신사가 15년 임차한다.
2019년 105억원에 사들인 성수역 인근 부지(성수동2가 315-108)는 2022년 9월 지상 5층 규모의 무신사 편집샵 '엠프티'로 문을 열었고 2019년 460억원에 매입한 옛 CJ대한통운 부지(성수동2가 324-2)는 연면적 2만5000㎡, 지하 6층~지상 13층 규모의 오피스빌딩으로 개발하고 있다. 2021년 성신화학 부지(성수동1가 27-4번지)를 258억원에 샀고, 지난해에도 부동산 개발사 네오밸류로부터 성수동2가 273-18·273-35, 2개 필지 1145㎡를 3.3㎡당 1억5000만원 수준인 총 520억원에 매입했다. 성수동2가 275-89 부지에는 촬영용 대형 스튜디오 용도의 '무신사 캠퍼스 E2'를 개발해 작년 준공했다.
무신사는 부동산 개발·투자전담팀까지 운영하고 있다. 무신사는 이를 통해 성동구 서울숲 더샵의 상업시설 '파크에비뉴 엔터식스 한양대점' 인수도 시도한 적도 있다. 연면적 3만6062㎡의 해당 시설에 대해 무신사는 1100억원이 넘는 인수가를 제시했지만 무산됐다.
무신사의 창업자인 조만호 총괄 대표이사가 가지고 있는 부동산은 법인 보유 부동산 이상이다. 조 총괄 대표는 지분 100% 개인 회사를 설립해 부동산 투자·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20년 개인 명의로 332억원에 사들인 JDX 부지(성수동2가 656-294)를 개발 중이다. 이후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가 단독 매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한 개발업계 관계자는 "무신사는 패션기업이라기보다는 '성수동 디벨로퍼'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할 정도"라고 전했다. 부지를 사들여 개발한 뒤 직접 보유해 활용하기보다는 매각해 유동화하고 임차하는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와 향수 브랜드 '탬버린즈' , F&B 브랜드 '누데이크'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도 2018년 성수동 2개 필지를 266억원, 243억원에 각각 매입했다. 현재는 2025년 입주를 목표로 지하 5층~지상 14층 규모의 사옥을 짓고 있다. 렉토의 정지연 대표도 한남동에 빌딩을 매입해 보유했다. 패션업체 에프앤에프(F&F)는 올해 강남구 역삼동의 신축 빌딩 센터포인트 강남 빌딩을 3436억원에 품에 안았다. F&F는 내년 이 빌딩에 입주할 계획이다.
외국계 패션기업도 서울 부동산을 사들였다. 루이비통코리아는 매일유업 지주회사인 매일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청담동 99-5) 793㎡부지를 504억원에 샀다. 패션 브랜드'자라(ZARA)'의 창업자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지난 2016년 325억원에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5층 건물을 사들였고, 샤넬, 구찌, 디올, 프라다 등도 서울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