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일 새해 첫날 일정을 최소화하면서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오는 4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됨에 따라, 유가족 위로와 사고 수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국립 서울 현충원을 방문한 뒤 다른 일정을 잡지 않았다. 우 의장은 신년사를 통해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을 잃은 분들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여러모로 어려운 때여서 최선을 다해 위기를 극복해나가겠지만 우리 국민에게는 고단한 한 해가 될 것이다. 고단함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국회가 더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는 현충원을 참배한 뒤 사고 현장을 찾았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남 무안국제공항으로 갔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유가족의 생활과 안전에 대해 충분히 지원을 하고 (유가족 등이) 트라우마가 있을 경우 정부가 적극 대처를 하도록 강력히 촉구하겠다"며 "만약 필요하다면 국회에서 특별법도 적극 검토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본회의를 마치고 곧장 무안으로 내려가 계속해서 현장을 살폈다. 이 대표는 당초 계획한 일정도 대부분 순연했다.
당에서도 사무총장 명의의 메시지를 통해 "지역이나 타 기관 주최 행사에 참여할 경우 시국의 엄숙함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취소하거나 연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신년사도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쁘고 설레야 할 새해를 맞이했지만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대단히 어렵다"며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희생자의 명복을 빈다. 신속한 사고 수습과 철저한 진상규명, 확실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도 "기쁨이 가득해야 할 한 해의 시작이 국민의 슬픔과 애통함으로 가득 찼다"며 "이번 참사가 완전히 수습되는 날까지 민주당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일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여야는 이날 탄핵 정국을 수습하겠다는 메시지도 함께 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현충원 참배를 마친 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정 안정이 첫 번째"라며 "우리나라를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은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을 화합, 단결시키고 쇄신해 국민의 지지를 다시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굳어진다"고 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현충원 참배 후 방명록에 "내란 극복·민생 안정·국가 정상화, 국민과 함께 희망을 일굴 것"이라고 적었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