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상대 제출 계획안 꼬집어
책임 준공·디자인 등 차별 강조
오는 18일 최종 시공사 결과 발표
2025 연초부터 국내 건설사 투톱의 '독한 수주전'이 막을 올린다. 총 사업비 1조5000억원 규모의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이야기다.
최근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4조 클럽'으로 복귀한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 재개발을 수주하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작년에 정비사업 수주액 6조원을 돌파한 현대건설은 삼성물산의 적극 공세에 방어하기 위해 여러 대안을 내놓으며 맞불 작전을 펼치고 있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최종 시공사 선정 결과는 오는 18일 나온다. 두 건설사는 지난달 24일부터 서울 용산구에 홍보관을 열고 조합원들에게 각자의 강점을 어필하는 설명회를 이어가고 있다. 그간 진행된 설명회에서 양사 관계자들은 상대 측이 제출한 계획안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으며, 홍보전이 과열로 치닫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현대건설과의 차이점을 조목조목 비교하며 자사의 시공 계획이 현대건설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특히 '책임 준공 확약의 진실'이라는 발표를 통해 조합과 시공사 간 분쟁 시 삼성물산은 최종 해결 전까지 조합원 해석을 우선하지만, 현대건설은 사유가 있으면 시공사 해석이 우선한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은 공사 일정 정지와 관련해선 '어떠한 경우에도 공사를 정지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공사 책임이 없으면 공사를 정지할 수 있다'는 현대건설 계획안과 비교하기도 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과 상관없는 경쟁사의 네거티브가 아닌 현대와 삼성의 제안서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로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또 삼성물산이 제안서와 관련된 내용보다는, 현대건설의 다른 사업장에 대한 네거티브를 펼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삼성물산의 설계안과 관련,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강북 아파트', '좁고 답답한 35개 동' 등의 표현을 사용해 공세를 펼치는 중이다.
아파트 외관 디자인에 대한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는 모습이다. 양측은 저마다의 차별점을 강조하며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한강의 물결과 남산의 능선이 떠오르는 입체적인 곡선형 설계를, 삼성물산은 회전하는 듯한 나선 모양의 원형 주동 설계를 각각 내세우고 있다.
양측은 시공사 선정일인 오는 18일까지 홍보관을 운영할 예정이었지만, 서울시와 용산구청이 홍보관 운영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차질이 생겼다.
국토교통부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34조 4항에는 '사업 시행자는 첫 합동 홍보설명회 개최 이후 건설업자 등의 신청을 받아 정비구역 내 또는 인근에 개방된 형태의 홍보 공간을 1개소 제공'하거나, '건설업자 등이 공동으로 마련해 한시적으로 제공하고자 하는 공간 1개소를 홍보 공간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서울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기준에서도 '조합이 제공하는 개방된 형태의 홍보공간 1곳이 아닌 곳에 모델하우스, 무대, 파라솔, 천막 및 가설물 등을 설치한 것이 적발되면 입찰 무효와 시공사 선정자격 박탈 등 제재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양사는 오는 18일까지 매주 토요일, 3차례 합동 설명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에 제안한 '디에이치 한강'(위쪽) 조감도와 삼성물산 건설부분이 제안한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중앙광장 조감도. [현대건설·삼성물산 제공]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에 제안한 '디에이치 한강'(위쪽) 남산 조망 조감도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제안한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원형 타워의 플로랄 리프 게이트. [현대건설, 삼성물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