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통신3사가 AI 중심 사업 재편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찾고 본격적인 AI 수익화에 나선다. 글로벌 경제 불안정성, 내수 경기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AI로 활로를 찾아 글로벌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2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는 신년사를 통해 일제히 'AI'에 힘을 싣겠다고 밝혔다. SKT는 '글로벌 AI 컴퍼니', KT는 'AICT 컴퍼니', LG유플러스는 '그로스 리딩 AX 컴퍼니'를 각각 기치로 내세웠다.
유영상 SKT 대표는 '궁즉변(窮則變), 변즉통(變則通), 통즉구(通則久)'를 강조했다. 어려운 상황에는 변화해야 하고, 변화하면 통하는 길이 있고, 통하게 되면 오래 지속한다는 뜻이다. 위기 상황을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다. 특히 올해를 'AI 수익화'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통신과 AI를 중심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4대 사업부를 7대 사업부로 재편했는데, 이 중 AI 사업부가 4개로 기존 사업인 통신보다 힘을 줬다. 궁극적으로는 통신과 AI를 융합한다는 방침이다. SK브로드밴드, SK C&C 등 SK그룹사와 시너지를 내 AI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방점을 찍고, AI 비서 '에이닷'과 글로벌 AI 에이전트 '에스터'를 통해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까지 서비스 가능성을 입증한다는 방침이다. AI 인프라 부문에도 힘을 주고 올해 본격 전국 단위의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구축으로 AI 데이터센터(AIDC), 서비스형 GPU(GPUaaS), 엣지 AI, AX 솔루션, 퍼스널 AI 에이전트(PAA)까지 'AI 밸류체인' 전 영역에서 성과를 거둔다는 방침이다.
유 대표는 "AT·DT 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는 기존 통신 사업의 패러다임을 AI를 통해 완전히 전환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섭 KT 대표도 이날 타운홀 미팅을 갖고, 글로벌 사업자와 협력해 B2B AX 사업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KT는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5년간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AI·클라우드 부문에 약 2조4000억원을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올 1분기 AI·클라우드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AX 전문기업'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8년까지 AI 매출 비중을 19%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KT는 AI와 함께 미디어를 통신·IT에 이은 핵심 포트폴리오로 꼽았다. 미디어 사업 부문에서도 AI 전환에 속도를 낸다.
김 대표는 "올해는 'AICT 컴퍼니'로 도약하는 실질적 원년"이라며 "통신과 IT를 가장 잘하는 기업으로 거듭나 산업 영역에서 혁신을 선도하고 국가에도 기여하는, 기존과 다른 수준의 성과를 내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새 사령탑에 오른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역시 AX 생태계 구축을 올해 키워드로 내세웠다.
홍 대표는 "AI 기술이 곳곳에 확산되면서 고객 경험의 전 여정에서 초개인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AI 기술을 보유한 기업, 플랫폼 기업들과 같이 다양한 파트너들과 생태계를 구성해 경쟁사들이 넘보지 못하는 독점적인 진입장벽을 세우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략통'으로 꼽히는 홍 대표는 조직별 업무보고, 경영 리더 워크숍, 현장 방문 등에 나서면서 구성원들과 소통에도 나선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을 신설하며 AI에 힘을 실었다. 'AI 에이전트'인 '익시오'를 출시하는 등 AI 관련 신규 서비스 개발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AI 기업을 천명한 통신3사는 지난해부터 저수익 사업 덜어내기에도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를 오는 3월까지 운영한 후 종료한다. 반려동물 건강관리 플랫폼 '펫토닥', 천문 콘텐츠 서비스 '스타허그' 서비스도 접었다. KT는 내비게이션 '원내비'와 대체불가토큰(NFT) '민클', 중고폰 매입 서비스 '그린폰' 등을 종료했다. LG유플러스는 화물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와 K팝 플랫폼 '아이돌플러스', 홈트레이닝 서비스 '홈트나우'를 접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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