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맵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여행 관련 앱이지만 유독 한국에서만 힘을 쓰지 못한다. 까다로운 한국 이용자들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센서타워의 앱 퍼포먼스 인사이트를 살펴보면 지난해 1~9월 기준 한국 여행 관련 앱을 분석한 결과 다운로드 수와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 부문에서 모두 네이버맵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에서 구글맵이 MAU 부문 1위를 차지한 것과 달리 한국만 유일하게 토종 앱이 1위에 올랐다. 또 다운로드 부문에서도 일본과 동남아, 호주 및 뉴질랜드 등에서는 구글맵이 1~2위를 차지한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10위권 안에도 들지 못했다.
네이버맵은 최근 모바일인덱스 조사결과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도·내비게이션 앱 부문 1위로 기록된 바 있다. 한국에서 구글맵보다 네이버맵 사용자가 많은 까닭은 한국 특화역량 때문이다. 네이버맵은 구글맵에 비해 경로찾기 기능이 훨씬 직관적이고, 지하철 노선을 비롯한 대중교통 정보가 상세하다.
반면 구글맵은 전 세계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과 위성 이미지 등 상세 지형 정보를 제공하지만 국내 경로검색에서는 네이버맵에 비해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글맵은 보안 상의 이유로 상세 지리정보를 제공받는 데 제한이 있는 탓에 네이버맵보다 최신 지리정보 업데이트 경쟁력이 약하다. 네이버는 지리정보 데이터 외에 장소 리뷰와 검색 데이터 등을 활용해 네이버맵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맵 1인당 평균 사용 시간도 늘었다. 모바일인덱스가 확인한 네이버맵 지난11월 1인당 평균 사용 시간은 90.63분으로 전년 동기 79.8분보다 10.83분 늘었고, MAU도 2626만명으로 전년 동기 2432만명보다 194만명가량 늘었다.
그러나 네이버맵이 언제까지 부문 전체 1위를 수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한국에서는 트립닷컴 다운로드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트립닷컴은 중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여행 서비스 기업이다. 지리정보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맵과는 기능이 다르지만 호텔 예약 서비스 등은 네이버맵과 경쟁적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다운로드와 MAU가 지속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트립닷컴은 한국의 다운로드 비중이 13%에 달한다. 단일국가로서는 전 세계에서 최대치다. 우리보다 인구가 많은 미국이나 일본이 모두 7%였던 것과 비교하면 배에 가까운 수치다. 지난해 3분기에는 한국 내에서도 여행 앱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다운로드 수 2위 앱은 카카오T, 3위가 네이버맵이었다. 트립닷컴이 여행 앱 부문의 AdMob이나 유튜브 등에서 진행하는 광고 점유율은 각각 60%과 7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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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2024년 1~9월 중 한국 여행 관련 앱 다운로드 수 및 월간 활성 사용자수 순위. 센서타워 앱 퍼포먼스 인사이트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