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이후 제주항공의 항공권 예약 취소가 지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 예약뿐 아니라 단체 중심의 여행사 상품까지 취소하는 움직임이 커지며 제주항공의 현금유출 역시 급증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판매한 항공권 선수금은 약 2606억원이다. 이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에선 가장 큰 규모다. 선수금은 기업이 제품·서비스 지급을 약속하고 고객과 고객사로부터 미리 받은 돈으로, 항공사의 경우 예매 완료된 항공권 가격에 해당한다.
사고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탑승권을 취소했다는 글과 함께 취소 방법을 안내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실제 제주항공에 따르면 무안국제공항 항공기 추락·화재 사고 발생 이후 취소 문의와 취소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부터 같은 달 30일 오후 1시까지 약 6만8000여건의 항공권 취소가 발생했다. 이 중 대부분은 참사가 발생한 작년 12월 29일 오전 9시 이후에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진행된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현재 계속 집계 중인 상황이지만 취소량은 사고 이후 평소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라며 "신규 유입량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이 '조건 없는 환불'을 약속한 만큼 향후 현금 유출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오는 3월 29일 이전에 출발하는 국내·국제선 전 노선에 대한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고 밝힌 상태다. 게다가 제주항공과 모기업 애경그룹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일면서 추가적인 취소와 환불 요청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제주항공에 따르면 이날 처음으로 희생자에 대한 발인이 엄수됐다. 이날에만 모두 6구의 시신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고 현재까지 총 30구의 시신이 가족 품에 안겼다. 제주항공은 탑승자 가족 지원을 위한 지원금과 관련해 유족 측과 지원 방식, 절차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양호연기자 hyy@dt.co.kr
2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현장에서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가 기체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