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9개월 만에 상승을 멈췄다. 특히 강남4구로 불리는 강동구도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값은 7주 연속 하락 곡선을 그렸다. 정부의 대출규제 심화 기조가 지속되고, 탄핵정국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매 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2일 발표한 '전국 아파트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12월 30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0.01% 상승에서 이번 주 0.00%로 보합 전환됐다. 작년 3월 11일(-0.01%) 이후 41주 내내 올랐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멈춘 것이다.
서울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송파구(0.06%), 서초구(0.03%), 용산·강남·종로·성동·강서구(0.02%), 양천구(0.01%) 등은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강동(0.00%→-0.02%), 동작(0.00%→-0.01%) 등은 하락 전환됐다. 금천(-0.03%→-0.05%), 구로(-0.02%→-0.04%), 은평·강북·도봉·관악(-0.01%→-0.02%) 등은 낙폭이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8월까지 치솟다가 정부의 대출규제가 시작된 9월부터 상승 폭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으로 대출 총량을 줄이는 한편 정부의 압박에 시중은행도 줄줄이 대출 금리를 올린 여파로 분석된다. 8월 중순 0.32%까지 올랐던 매매가격 주간 상승률은 한 달 새 0.16%(9월 16일)로 반토막이 났고, 10월 이후로도 상승 폭이 연일 감소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에 따른 탄핵정국이 부동산 시장을 더욱 위축시켰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 등에 따라 관망세가 심화하고, 부동산 매수심리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보합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전주와 마찬가지로 0.02% 내리고, 인천도 0.09% 하락하며 수도권(-0.02%) 아파트값도 2주째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경기에서도 안양 만안구(0.13%), 안양 동안구(0.10%), 과천시(0.08%) 등 일부 지역은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천에선 계양구(-0.16%)가 입주 예정 물량의 영향으로 낙폭이 큰 편이었다.
전국 집값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3% 내린 가운데 5대 광역시(-0.05%)와 지방(-0.04%), 세종(-0.07%) 등도 모두 하락세가 지속됐다.
전세시장도 신규 계약이 줄며 약세를 이어갔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0.00%)와 마찬가지로 보합을 유지했고, 수도권(-0.01%→0.00%)은 전주 하락했다가 다시 보합 전환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2주 연속 보합(0.00%)세를 유지했고, 지방(0.00%→-0.01%)은 하락 전환됐다.권준영기자 kjykj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