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 내용·기체 정비 이력 조사
로컬라이저 설치 적절성도 확인
희생자·유족 향한 유언비어 처단
로컬라이저 설치 적절성도 확인
희생자·유족 향한 유언비어 처단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경찰이 대대적인 강제수사에 나섰다.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본부장 나원오 수사부장)는 2일 한국공항공사 무안국제공항 담당부서 사무실과 관제탑, 부산지방항공청 무안출장소, 제주항공 서울사무소 등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압수 영장에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했는데, 해당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사람은 아직 없다. 경찰 측은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하게 이번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할 방침"이라고 했다.
공항공사 무안공항 담당부서 사무실 압수수색의 경우 조류 충돌 경고와 조난(메이데이) 신호 등과 관련해 사고 직전 관제탑과 조종사가 나눈 교신 내용과 사고 기체의 정비 이력 등을 확인할 자료 확보 차원으로 알려졌다.
동체 착륙 중이던 여객기가 충돌한 '콘크리트 둔덕'이 동반돼 있던 로컬라이저(계기착륙장치) 설치 상태의 적절성 여부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언론 보도로 제기된 의혹도 수사를 통해 규명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9시3분쯤 무안공항에 181명을 태운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이 착륙 시도 중 활주로 시설물과 부딪혀 기체 대부분이 폭발했다. 승객 175명과 조종사·승무원 각 2명 등 179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생존자 2명은 기체 손상이 비교적 작았던 꼬리 쪽에서 구조된 승무원들이다. 전남경찰청은 압수수색에 이어 제주항공 김이배 대표 등 관계자 2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수사의 '중요 참고인'이라고 판단하고 출국 금지했다.
한편 경찰은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 근무자를 겨냥한 유언비어와 모욕성 글에 대한 '칼'도 빼들었다.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총 125건 게시물을 삭제 및 차단 조치했으며 4건은 직접 수사를 위해 입건했다.
검찰 사고대책본부(본부장 이종혁 광주지검장)도 "허위사실 유포와 희생자 및 유족 모욕·비하 글 게재로 회복하기 힘든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경찰과 긴밀히 협조해 엄정 대응하고 피해자 보호와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대통령 권한과 국무총리 직무 대행 중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사법당국은 모니터링을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안에 대해 엄중한 법적 조치를 취해달라"고 주문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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