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은 3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권한쟁의심판은 국가기관 간 벌어진 권한 다툼에 대해 심판하는 절차다.
국회의장실은 이날 공지를 통해 "최 대행이 지난달 26일 국회가 의결한 헌법재판소 재판관 3인 가운데 마은혁 재판관만 임명을 보류해 국회의 재판관 선출 권한과 탄핵심판에서 공정하게 심판받을 권한 등이 침해됐다"며 청구 이유를 밝혔다.
우 의장은 마 재판관에 대한 '임시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 신청서도 접수했다. 마 재판관이 국회의 의결로 이미 헌법재판관 지위를 부여받았다는 점을 명시하기 위한 조치다.
당초 우 의장은 최 대행이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한 직후부터 권한쟁의 심판을 예고했다. 우 의장은 지난 31일 입장문을 통해 "헌법재판관 임명은 절충할 문제가 아니"라며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에는 페이스북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9일 각각 조한창·정계선·마은혁 후보자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추천하겠다며 국회 사무처에 보낸 공문도 공개했다. 우 의장은 또 양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11월 19일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추천을 합의했다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월) 22일까지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3명 추천을 마무리하기로 어제 여야가 합의했다'고 발언했고,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여야가 22일까지 국회 몫 3명의 추천을 마무리하고 정기국회 때까지 임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여야 합의가 이뤄진 점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내세워 최 대행의 입장을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최 대행은 지난 31일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만 임명하고 마 후보자에 대한 임명은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보류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김수한 전 국회의장 국회장 영결식에서 인사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