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상위 10% 16억2895만원...소득 하위 10% 1억2803만원
고환율 기조 속 대기업·중소기업도 격차 커져
고환율 기조 속 대기업·중소기업도 격차 커져
5일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조사 연도 기준 지난해 가구 소득 상위 10%(10분위)의 연 평균 소득은 2억1051만원이다. 2023년(1억9747만원)보다 1304만원 늘어나면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2억원을 돌파했다. 재산소득이 전년 보다 24.7%(459만원) 증가하면서 소득 증가를 견인했다. 소득하위 10%(1분위)의 연 평균 소득은 1019만원으로 1년 전보다 65만원(6.8%) 늘어 나는 그쳤다.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의 연간 소득 격차는 2억32만원으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격차가 2억원 넘게 벌어졌다.
양극화를 겪는 건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1∼11월 제조업 대기업 생산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5.2% 상승한 114.8(2020년=100)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준으로 중소기업 생산지수는 전년 대비 0.9% 하락한 98.1에 머물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는 올해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이달로 다가온 미국 신행정부 출범, 국내 정치 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 속에 악재가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이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내수부진과 고물가, 고환율까지 엮이면서 중소기업의 경영 여건이 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중소기업 환율 리스크 분석 연구'에 따르면 매출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환리스크(환차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 중소기업의 영업이익 측면에서 환리스크(환차손익)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25% 수준에 달했다. 원/달러 환율이 1% 상승하면 환차손은 약 0.36%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수출 규모에 준하는 수입 비용 상승으로 재무적으로 실현된 환차손이 민감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 규모가 작을수록 환율 상승 시 환차손은 더욱 민감하게 상승 반응했으며, 소규모 기업은 환율 예측, 환 헤지 활동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할 가능성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출 규모의 특정 구간에서 환율 상승 시 환차손은 더욱 민감하게 상승 반응, 성장단계에 있는 글로벌 중소기업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수출기준 1분위(0.29%)와 3·4분위(0.40%, 0.47%) 기업집단 간의 환리스크 민감도는 최대 0.18%p 차이로, 통계적으로 모두 유의미한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양극화 해소에 대한 논의를 더 이상 미루어선 안 된다며, 재분배를 위한 재정 여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공지능 등 기술 혁신에 의해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소득, 기업들 간 간극은 벌어지고 있다"며 "좁히려고 하지 않는다면 간극은 계속해서 벌어지게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적극적으로 사전적, 사후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면서 "재정이 움직일 수 있는 재정의 공간을 넓혀야 한다. 재분배를 위해선 조세 정책이 효율적인 구조로 바뀌어야 하는 만큼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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