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전국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700원대에 근접하고 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가 촉발한 원·달러 환율 상승과 국제유가의 오름세가 맞물린 탓이다. 지난해 10월 소비자 물가 안정에 기여했던 기름값이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소비자 물가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 5일 오후 5시 기준 전일 대비 1.49원 상승한 리터당 1680.56원을 기록했다. 서울(1736원)과 제주(1701원) 지역 등은 이미 리터당 1700원을 돌파했다.
경유의 판매가격은 전일 대비 1.34원 상승한 리터당 1526.36원으로 집계됐다. 경유 가격은 지난해 9월 2일부터 1400원대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약 3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19일 1500.66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 상승하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격은 주간 기준으로도 지난해 10월 셋째 주부터 올해 1월 첫째 주까지 12주 연속 동반 상승했다. 특히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인 지난해 12·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부터 이날 5일까지 하루도 빠짐 없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원화로 환산한 수입 비용이 치솟은 영향이 결정적이다. 지난해 12·3 비상 계엄 사태 이전인 11월 29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96.50원에 거래됐지만 한 달 새 1470원대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1500원 돌파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는 국제유가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3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적극적인 거시경제 정책 채택을 촉구하면서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영향이다.
또 미국과 유럽 등 겨울 난방용 수요 증가와 미국 원유 재고 감소,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이슈 등이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달 3일 기준 두바이유는 전일 대비 1.36%, 전월 대비 4.66%오른 배럴당 76.5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과 10월 물가 안정에 기여했던 기름값이 심상치 않게 오름세를 보이면서 소비자 물가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전년 대비 1.3%로 저점을 찍은 물가 상승률은 11월 1.5%로 반등한 뒤 지난달 석유류 가격 상승으로 1.9%까지 다시 올랐다.
이에 대해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 석유제품가격과 환율 상승으로 앞으로 2주 정도는 상승세가 더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