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외국인들이 국채를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뺀데 이어 그간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예고 등으로 외국 자본이 꾸준히 유입되던 국채 시장에서도 돈을 빼고 있다.
올해 200조원에 달하는 국고채와 20조원 규모의 원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이 예정돼 있어 정부의 조달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재정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국인 투자자의 국고채 보유액이 약 3조원 감소했다. 선행지표 격인 선물시장에서도 한국 국채(선물 3~30년물 기준)를 15조894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현물 기준 지난해 연간 외국인이 19조원어치 국채를 사들이긴 했지만, 연말에 매도세가 집중되며 순매수 규모가 20조원을 넘지 못했다.
정부는 국채 만기가 도래하는 3, 6, 9, 12월에 상환 물량이 몰리고, 연말 장부 마감까지 겹치는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12월 한 달간의 순매도 규모만 보고 국채 '팔자세'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이 비상계엄 직후인 12월 4일부터 18조원넘게 순매도하며 월간 기준 2021년 9월(21조3513억원) 이후 3년 3개월만에 최대 순매도금액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비상계엄이 외국인의 국채 투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의 국채 매도가 본격화한다면 재정당국의 자금조달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재부가 확정한 올해 국고채 발행계획에 따르면 국고채 총발행 한도는 역대 최대 규모인 197조6000억원에 달한다.
만기도래한 국채 차환이나 상환리스크 저감을 위한 만기 평탄화 바이백 등 시장조성용 발행분을 제외하고 나랏빚을 늘리는 이른바 '적자 국채'만 80조원에 달한다. 10조~2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연초 추경'까지 현실화한다면 적자국채 규모는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이와 별도로 20조원 규모의 원화 외평채 발행도 예정돼 있어 시장에서 소화해야 하는 국고채는 230조~24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채 발행 증가는 금리 상승(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역대급 국채발행으로 금리 상승 압력이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팔자세가 더해지면 시중금리 상승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이 경우 중앙정부의 조달비용은 그만큼 불어난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연합뉴스]
올해 200조원에 달하는 국고채와 20조원 규모의 원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이 예정돼 있어 정부의 조달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재정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국인 투자자의 국고채 보유액이 약 3조원 감소했다. 선행지표 격인 선물시장에서도 한국 국채(선물 3~30년물 기준)를 15조894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현물 기준 지난해 연간 외국인이 19조원어치 국채를 사들이긴 했지만, 연말에 매도세가 집중되며 순매수 규모가 20조원을 넘지 못했다.
정부는 국채 만기가 도래하는 3, 6, 9, 12월에 상환 물량이 몰리고, 연말 장부 마감까지 겹치는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12월 한 달간의 순매도 규모만 보고 국채 '팔자세'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이 비상계엄 직후인 12월 4일부터 18조원넘게 순매도하며 월간 기준 2021년 9월(21조3513억원) 이후 3년 3개월만에 최대 순매도금액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비상계엄이 외국인의 국채 투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의 국채 매도가 본격화한다면 재정당국의 자금조달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재부가 확정한 올해 국고채 발행계획에 따르면 국고채 총발행 한도는 역대 최대 규모인 197조6000억원에 달한다.
만기도래한 국채 차환이나 상환리스크 저감을 위한 만기 평탄화 바이백 등 시장조성용 발행분을 제외하고 나랏빚을 늘리는 이른바 '적자 국채'만 80조원에 달한다. 10조~2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연초 추경'까지 현실화한다면 적자국채 규모는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이와 별도로 20조원 규모의 원화 외평채 발행도 예정돼 있어 시장에서 소화해야 하는 국고채는 230조~24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채 발행 증가는 금리 상승(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역대급 국채발행으로 금리 상승 압력이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팔자세가 더해지면 시중금리 상승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이 경우 중앙정부의 조달비용은 그만큼 불어난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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