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경찰청 차장)·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국방 차관), 서울경찰청·용산경찰서 관계자 전원 등에 대한 '무더기 고발'을 예고했다.
윤측 법률대리인단은 12·3 비상계엄 사태 '내란수괴' 등 혐의로 발부된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공무집행의 적법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측 법률대리인단은 5일 입장문을 내고 "오동운 공수처장과 검사 및 수사관(이대환 부장검사·박상현 검사·이현주 검사·최장우 검사 등), 경찰 특수단(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등 150여명 전체를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치상, 특수건조물침입,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대리인단은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은 수사권 없는 공수처가 관할권 없는 법원에 신청한 위법한 영장이며, 영장담당판사가 어떤 법적 근거도 없이 형사소송법 제110조 및 111조 적용을 배제해 위헌적"이라며 "공수처장은 지난 3일 수사지휘권이 없음에도 경찰 특수단을 지휘해 위헌·위법 영장 집행에 착수했다"고 했다.이어 "이 과정에서 공수처와 경찰 특수단 150여명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의 시설인 (관저) 정문을 부수고 침입했다"며 "불법 영장집행을 막는 경호처 직원들을 폭행해 일부가 상해를 입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호영·김선호 직무대행에 대해선 박종준 경호처장의 '경호경비부대 관저지역 증가배치' 요청을 거부한 것을 문제 삼았다. 관저 외곽을 경호하는 서울경찰청 202경비단,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으로 관저 울타리를 맡는 55경비단이 경호처장의 협조 요청을 거부했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경호 협조 지시에까지 항명한 책임이 경찰·국방 수뇌부에 있다는 주장이다. 경호처 직원들의 관저 진입을 막은 인력에 대해선 직권남용죄라고 주장했다.
대리인단은 150여명 고발 대상자들을 "공수처의 위법한 영장 집행에 적극 공모한 공범"이라고 규정했다. 또 "대통령 경호에 대한 지시불응과 항명은 국가안보의 근간인 대통령 경호체계를 뿌리째 흔든 중대사건"이라며 "대통령은 헌법 66조의 '헌법수호 책무'에 의거, 국가안보를 외면하 불법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수처와 특수단,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전날(4일) 최 권한대행에게 체포영장 집행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으나 이날 오전까지 회신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체포영장 6일 만료 전 재집행 여부와 추후 체포영장 재청구,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측이 체포·수색영장 집행을 불허해달라며 법원에 낸 이의신청은 이날 기각됐다. 윤대통령 측은 대법원에 재항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불복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 측은 판사가 영장에 적은 '형사소송법 제110·111조는 이 영장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문구가 '법률에 의하지 않고 체포·구속·수색·압수 등을 하지 못한다'는 헌법 제12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이의신청 기각이 곧 영장이 적법하다는 것은 아니므로, 오해가 없으시길 바란다"며 "기각 이유를 파악하는 대로 대법원에 재항고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신청인 측에는 (기각) 이유는 물론 통지도 전혀 없었다"며 "법원의 이러한 공지 방식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1월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경내에서 경찰 병력과 공수처 수사관 등이 내려오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