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계열 비만약 시장에서 일라이릴리 '젭바운드'의 기세가 매섭다. 올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매출을 거둘 것이란 전망인 가운데 앞서가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를 바짝 따라붙고 있다. GLP-1 계열 약물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당초 당뇨병 치료에 사용했으나, 뇌의 포만중추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비만치료제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6일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에 따르면 올해 GLP-1 계열 약물들이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최대 매출 품목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그 중에서도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가 빠르게 성장해 위고비를 개발한 덴마트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를 바짝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밸류에이트에 따르면 일라이릴리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113억 달러(16조6234억원)로, 작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젭바운드는 이미 지난해 3월 초 미국 내 신규 처방 건수가 처음으로 위고비를 넘어섰다. 여기에다 지난해 12월 젭바운드의 체중 감량 효과가 위고비보다 47%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이후 점유율을 더 높여가고 있다. GLP-1과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분비 폴리펩타이드)에 이중 작용하는 '젭바운드'는 임상에서도 최대 22.5%의 감량 효과를 냈다.
젭바운드는 2023년 11월 승인받은 비만약 후발 주자다. 작년 7월에 중국에서 승인을 받은 데 이어 12월 일본에서도 승인을 받으며 시장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 국내에는 '마운자로'라는 제품명으로 오는 5월에 출시될 예정이다. 올해 노보 노디스크의 2형 당뇨병치료제인 오젬픽과 비만치료제인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일라이 릴리의 2형 당뇨병치료제 마운자로 및 비만치료제 젭바운드의 성분인 '터제파타이드'와 같은 약물의 글로벌 매출액은 700억달러(103조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위고비는 2021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비만치료제로, 현재 글로벌 비만약 시장의 약 74%를 점유하고 있다. 올해 매출액 전망은 130억4000만달러(19조1505억원)다.
일라이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글로벌 빅파마 중 올해 가장 많은 신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순위에서도 각각 1위, 2위에 올랐다. 일라이릴리는 지난해 전문의약품 매출액 기준 11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4위로 올라서고, 노보 노디스크는 작년 10위에서 올해 6위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