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까지 총 60여명이 6일 내란수괴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육탄 저지'를 목적으로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체포·수색영장 만료일인 이날 '재집행'에 나서지 않으면서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친윤(친윤석열)계 세(勢) 과시 효과는 누렸단 해석이 나온다. 여당 의원들은 최근 12·3 비상계엄 선포 자체를 "합법"이라고 주장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자유통일당 주도 광화문 집회에 10여명이 참석한 데 이어, 40여명이 이날 새벽부터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모여 '대통령 지키기'를 공고히했다.
국민의힘은 공수처의 체포영장 청구 자체를 "불법무효"라고, 윤 대통령 탄핵소추에 대해선 "사기탄핵"이라고 규정하며 보수 강성지지층을 끌어모으고 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체포영장 이의신청이 서울서부지법에서 기각됐지만 비난 일색이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공수처는 민주당의 하수인"이라며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법원과 상반된 주장을 했다.
강대식·강명구·강민국·강선영·강승규·권영진·구자근·김기현·김민전·김석기·김선교·김승수·김장겸·김정재·김위상·나경원·박대출·박성민·박성훈·박준태·박충권·송언석·서일준·서천호·엄태영·유상범·윤상현·이만희·이상휘·이인선·이종욱·이철규·임이자·임종득·장동혁·정동만·정점식·조배숙·조지연·최수진·최은석 의원 등은 관저로 향했다. 공수처가 체포영장 유효기간 연장 방침을 잡자 대부분은 오후 중 철수했다.
공수처법상 '직권남용'과 '관련범죄'로서 이뤄지는 내란 수사를 이들은 전면 부인했다. 국민의힘은 또 권성동 원내대표와 중진, 국회 법사위원들이 이날 헌법재판소를 '항의방문'했다. 대통령 탄핵심판 쟁점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배제하고 비상계엄 위헌 집중키로 한 결정에 권 원내대표는 "헌재가 지극히 편향적, 불공정, 편파적"이라고 비난했다. 일각에선 헌재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집권을 위해 움직인단 음모론도 제기한다.
여당 의원들의 집단행동은 반명(반이재명) 정서와 강성지지층 결집, 당내 입지 확보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표된 에너지경제신문 의뢰 리얼미터 주간집계(지난 2~3일·전국 1001명·무선 97% 유선 3% RDD·전화 ARS·응답률 4.9%·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조사대비 0.6%포인트 내린 45.2%, 국민의힘은 3.8%포인트 오른 34.4%로 '비상계엄 직전' 수준으로 격차가 줄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으로 결집이 되고 있는 건 사실 같다"며 "과거 탄핵 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무 대응을 하지 않아 보수에 구심점을 못 만들었다"고 대조했다. 여당 의원들의 행보엔 '민주당이 명분을 주고 있다'고 봤다. 여당 전체를 '내란 공범'으로 규정한 여론전, 전임 정권의 '적폐청산' 재현에 대한 공포, 한덕수 국무총리 추가 탄핵소추 강행 , 탄핵 찬성집회 극단·정체성 논란 등으로 자초했단 것이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국민의힘 의원 40여명이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한 가운데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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