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이들은 이날 오전 6시쯤부터 한남동 관저 인근으로 모여들었다. 잠깐 모습을 비췄다가 자리를 뜬 이들도 있었으나 김기현·나경원·윤상현·조배숙 등 중진의원은 물론 강선영·김장겸·박충권 등 초선의원에 비대위원인 임이자 의원, 권영세 비대위원장의 비서실장인 강명구 의원까지 약 40명 정도가 출동했다. 대선 캠프 시절 윤 대통령 수행 실장을 지낸 이용 전 의원 등 원외 인사도 함께했다.
이들은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 마이크를 잡고 윤 대통령 엄호 발언에 나섰다. 김기현 의원은 "공수처는 수사 권한이 없는 수사에 대해 자신들의 권한 행사인 것처럼 가장하고 있다"며 "직권남용이라는 꼬리를 수사할 권한을 줬더니 몸통을 흔들겠다는 본말 전도된 주장을 하는 중"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공수처는 명확히 수사권이 없는 주체로 영장 집행은 불법으로서 원천 무효"라며 "원천 무효인 사기 탄핵이 진행되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싸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서울서부지법이 발부한 체포영장이 적법하지 않다는 주장도 펼쳤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의원들의 행보에 '개인행동'이라며 거리를 뒀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가 지침을 주거나 한 것은 아니다"라며 "자발적으로 가겠단 의원들이 갔고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 보고받은 바 없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 전체 의석 3분의 1 규모에 해당하는 의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개인 차원이라는 단순한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임이자 의원이 현장을 찾으면서 지도부 전체 의사로 비칠 우려가 있는 만큼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고 국민을 지키는 대표자여야지 대통령을 지키는 대표자라고 하면 과연 국회의원 자격이 있겠냐"며 "위헌적인 비상계엄에 대해서 위헌적인지 아닌지조차도 판단을 잘 못하는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적법한 법 집행을 몸으로 막겠다니 내란당 '윤석열의 힘'이 될 작정이냐"면서 "국민의힘은 더 이상 공당이 아니라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내란 세력과 결탁한 이권결사체이고 내란 수괴 윤석열의 사당"이라고 쏘아붙였다.
한편 공수처는 이날 영장 만료를 목전에 두고 집행 업무를 경찰에 일임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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