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또다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를 공개 지지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불응 사태에 대해서는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6일 신년 인사차 기자실을 찾은 자리에서 최근 정국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 원장은 "권한대행 체제가 아니라 정상적인 체제라고 해도 (행정부가) 법 집행기관의 집행에 영향을 끼치지 말라는 게 통상적 국민의 요구"라고 했다. 그가 구체적인 사건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법 집행 기관의 집행 과정'이라고 표현한 만큼 체포 영장 불응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과거 검사 시절부터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온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이다.
이 원장은 최 권한대행을 압박하고 있는 여야 정치권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현 상황에서 각자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쪽으로 영향을 미쳐달라, 저쪽으로 영향을 미쳐달라'하는 게 우리 경제의 정상적 흐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정치권의) 과도한 주장으로 아예 (권한대행의) 역할을 못 하도록 부담을 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비판을 감수하고 F4 회의(경제·금융·통화당국 수장 회의체) 멤버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앞으로의 몇 달 내지는 상반기 거시경제 상황이 향후 1년, 길게 보면 2~3년 이후의 전체 경제 흐름에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환율의 급격한 변동성은 우리 경제 주체들에게 무조건 나쁘기 때문에 급박한 변동성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점엔 이견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거시경제 문제들이 모두 맞물려 있기 때문에 경제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경제 외적인 부담은 없어야 한다"며 "해외평가에서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지난 3일 '범금융 신년 인사회'에서도 "최상목 권한대행께서 경제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지지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함께 최 권한 대행에게 힘을 싣는 모습을 보였다.
김남석·임성원기자 sone@dt.co.kr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김병환 금융위원장. <기획재정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