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체제' 첫 번째 재판관 회의
5차례 변론일정 14일부터 시작
"심리경과 보고 추가 여부 결정"
헌법재판소는 6일 '내란죄 제외 논란'을 놓고 "해당 부분에 대한 명문 규정이 없고 재판부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 사유에서 내란죄를 제외하는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재판부인 헌재가 법리에 따른 판단을 하겠다고 쐐기를 박은 셈이다.
헌재는 이날 오전 정계선·조한창 신임 재판관 임명으로 '8인 체제'가 구성된 이후 첫 재판관 회의를 열었다. 천재현 공보관은 회의가 끝난 후 브리핑을 통해 재판관들이 논의했던 사항을 전달했다. 천 공보관은 '내란죄 위반을 소추 사유로 볼지 이날 열린 재판관 회의에서 논의했느냐'는 질문을 받은 뒤, "따로 전달받은 사항은 없다"며 "소추 사유를 어떤 연관 관계에서 법적으로 고려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재판부의 판단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회 측 대리인단은 3일 열린 두 번째 변론준비기일에서 소추 사유 중 형법상 내란죄 해당 여부를 쟁점에서 빼겠다고 했다. 내란 행위의 존부는 계속 다투되, 구체적인 형법상 범죄 성립 여부를 엄밀히 따지기보다 헌법 위반 여부에 집중해 심리를 서두르겠다는 취지다.
여야는 이 문제를 두고 연일 공방을 벌여 왔다. 국민의힘은 내란죄를 철회하려면 국회 표결을 다시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핵심 사유인 내란죄를 제외하면 소추 사실의 통일성을 중대하게 훼손한다는 이유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전 헌재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여당의 재표결 공세를 "내란 수괴를 비호하려는 의도"로 규정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탄핵소추단장이었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형법적 사유를 제외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이중 잣대'라는 주장도 펼쳤다. 헌재는 또 재판부가 내란죄를 철회하도록 권유했다는 국회 측 대리인단의 주장을 부인했다.
천 공보관은 관련 질문을 받고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헌재는 두 차례 변론준비기일을 마치고 이달 14일과 16일, 21일, 23일, 2월 4일까지 총 5차례의 변론기일을 미리 지정했다. 5회 변론기일의 심리 경과를 보고 추가 심리 여부를 판단한다는 계획이다.
천 공보관은 "재판부에서 당사자의 변론 계획 수립과 원활한 절차 진행의 필요성 등을 고려한 것"이라며 "근거는 헌법재판소법 제30조 3항, 헌법재판소 심판규칙 제20조 1항이다. 형사소송 법령이 적용된 게 아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이 헌재의 변론기일 일괄 지정에 반발하며 "헌재가 '재판장이 여러 공판기일을 일괄해 지정할 경우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형사소송규칙 제124조의2조항을 위반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는데, 이를 사실상 반박한 셈이다.
헌재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가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만 임명한 데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이 최 대행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 변론기일을 오는 22일 오전 10시에 열기로 했다. 천 공보관은 윤 대통령의 헌재 출석 시 경호 사항과 체포 가능성에 대한 논의에 대해서는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정식 변론(14일)을 약 일주일 앞두고 본격적인 재판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6일 재판관 회의를 개최한다. 지난 1일 조한창·정계선 헌법재판관이 임기를 시작해 8인 체제가 된 이후 처음 열리는 회의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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