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전적으로 재판부가 판단"
與, 헌재 불공정·편파적 지적
국론 분열·혼란 증폭 등 우려
與, 헌재 불공정·편파적 지적
국론 분열·혼란 증폭 등 우려
국민의힘은 6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에서 내란죄가 철회된 것을 두고 강력 반발에 나섰다. 권성동 원내대표를 필두로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이날 오전 항의차 헌재를 찾아 김정원 사무처장과 약 한 시간 동안 면담했다.
권 원내대표는 면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내란죄는 탄핵소추의 중요 사정 변경이기에 이를 제외하면 성립이 안 된다"며 "이 부분과 관련해 헌재는 각하해야 하고 탄핵소추문 변경은 안 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헌재가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해 지극히 편향적이고 불공정, 편파적인 진행을 한다는 지적도 했다"며 "헌재는 아니라고 했지만 내란죄 부분 철회가 국회 탄핵소추단과 짬짜미로 이뤄진 것 아닌가에 대해 여전히 의심이 거둬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야당 중심의 국회 탄핵소추단은 지난 3일 열린 두 번째 변론준비기일에서 "탄핵소추 사유 가운데 형법상 내란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제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형법상 범죄 성립 여부를 따지기보다 헌법 위반 여부에 집중하고자 내란죄를 내란행위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탄핵소추 사유에서 내란죄 부분을 삭제·변경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인 만큼 국회에서 재의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반발했다. 권 원내대표와 중진 의원들은 당의 입장을 전달하고자 이날 오후 국회의장실도 방문했지만 우원식 의장과 고성만 주고받았다.
국민의힘이 반발이 거세지만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탄핵소추 사유를 어떠한 연관관계에서 법적으로 고려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재판부 판단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탄핵소추 사유를 변경하려면 국회 재의결이 필요하다는 일부 주장에도 "해당 부분에 대한 명문 규정은 없다"면서 "재판부가 판단할 문제"라고 못 박았다.
헌재가 내란죄 제외와 국회 재의결 논란에 자신들이 판단할 사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탄핵 심판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 여야의 날선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내란죄 제외는 물론 헌법재판관 임명까지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헌법재판소 흔들기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야당은 윤 대통령의 수사 회피를 부각하면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장이었던 권 원내대표도 뇌물죄와 강요죄 등 탄핵 사유를 변경했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역공에 나설 방침이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권 원내대표를 겨냥해 "자기가 한 말을 스스로 부인하는 '내란 발뺌 치매 현상'을 시전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적법한 탄핵 심판 절차를 지금처럼 계속 방해한다면 내란선동죄 처벌과 함께 정당 해산의 심판으로 역사의 뒤안길에 매장될 것"이라고 퍼부었다.
다만 탄핵 심판을 둘러싼 여야의 충돌 과정에서 국론 분열과 혼란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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