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국가 GPU 수출 물량 상한
수출규제대상 SW분야 확대 등
대중 수출 제한 조치 현실화에
MS 부회장 "자국이 발전 막아
실용적인 수출 통제 정책 필요"
수출규제대상 SW분야 확대 등
대중 수출 제한 조치 현실화에
MS 부회장 "자국이 발전 막아
실용적인 수출 통제 정책 필요"
![[테크&포커스] "미국Only" 트럼프주의, 美 `AI제국 확장` 최대 걸림돌?](http://contents.dt.co.kr/images/202501/2025010702101131081001[1].jpg "[테크&포커스] \"미국Only\" 트럼프주의, 美 `AI제국 확장` 최대 걸림돌?")
새해 트럼프 2기 출범을 맞아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트럼프발 정치 입김이 산업에 미칠 영향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와 기술 유출을 우려해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여기에 더해 철저히 자국 중심 투자를 유도하는 정부 기조가 미국의 글로벌 AI 리더십을 저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세계 AI 시장을 독식하려 투자를 쏟아붓고 있는 미국 빅테크들은 철저히 미국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를 키우려는 트럼프라는 복병을 만났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3일(현지시간) 브래드 스미스 부회장 명의로 '미국 AI를 위한 절호의 기회'라는 제목의 글을 자사 공식 블로그에 게재했다. 글은 트럼프 1기 때 '미국의 AI 리더십 유지' 목적으로 서명된 행정명령을 거론하면서 지속적인 AI 투자, 근로자들의 AI 숙련도 향상 등과 함께 글로벌 AI 수출 확대도 경쟁우위를 갖추기 위한 핵심요소로 지목했다.
스미스 부회장은 "MS는 2025 회계연도에 AI데이터센터 구축에 약 800억달러(약 117조76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의 2025 회계연도는 지난해 7월부터 오는 6월까지다. 새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부응하듯 "이 중 절반 이상이 미국에 투자될 예정"이라며 "이는 미국에 대한 MS의 헌신과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은 미국의 동맹국과 우방에 미국의 AI를 수출해 국내 경제를 강화하고 다른 국가들이 AI 발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근 수출 규제 대상이 AI반도체를 비롯한 하드웨어(HW)를 넘어 오픈모델과 클라우드 등 소프트웨어(SW)분야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우려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 제한을 발표한 데 이어, 특정 국가들 대상으로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의 수출 시 물량 상한까지 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이 동남아나 중동 등 제3국을 통해 우회적으로 미국 AI반도체 등을 들여오는 것을 막는 게 목적이다.
나아가 최근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는 중국이나 비우호적 국가 등이 미국 빅테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AI에 접근하는 것에 대해서도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가 조치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런 허점을 좁히려 한다면 미국 AI 생태계에 끼칠 부수적 피해를 피하는 방식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지난 5월부터 검토해온 오픈모델의 대중 수출 제한 조치 또한 트럼프 2기에 현실화될 수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AMS) 등에 소속된 중국 연구원들이 메타의 오픈모델 '라마' 기반으로 군사용 챗봇을 만들었다는 소식이 지난해 11월 나오면서 관련 논의도 다시 가속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스미스 부회장은 "중국 AI의 급속한 발전으로 미국과 중국 AI 간 경쟁이 치열해졌으며, 향후 4년 동안 전 세계 시장에서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 정부는 수출 통제를 통해 보안 데이터센터의 민감한 AI 구성요소를 보호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이 경쟁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는 미국과 중국이 각자 기술을 다른 국가로 확산하기 위한 경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 시장의 특성과 잠재적인 네트워크 효과를 고려할 때, 미국과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 경쟁은 가장 빠른 퍼스트무버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과거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정부 지원에 힘입어 개발도상국 시장 등을 공략, 수많은 국가의 통신망에 쓰이면서 미국·유럽 기업들을 앞지른 것을 예로 들면서 "전 세계에 미국 AI를 빠르게 지원하기 위한 현명한 글로벌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MS의 경우 아랍에미리트 국영 AI기업 G42에 투자하고 현지 데이터센터 건설도 추진 중이지만, G42가 군사·연구와 연관된 여러 중국 기업과 관계를 맺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한때 계획이 지연되기도 했다. 화웨이 통신장비를 제거하고 중국을 비롯한 제재 대상자들의 접근을 제한하는 것을 조건으로 지난달에야 미국 정부로부터 AI반도체 수출 승인을 얻었다.
스미스 부회장은 "공공정책의 우선순위는 미국 민간부문이 바람을 등에 업고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강력한 규제로 자국의 민간부문 발전을 늦출 여유가 없다"면서 "미국의 동맹국이자 우방인 많은 국가에 안정적인 공급원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의 균형을 맞추는 실용적인 수출 통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향후 4년은 향후 25년 동안 미국의 경제적 성공을 위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시기"라며 "미국은 미국 AI의 국제적 채택을 진전시킴으로써 중국과의 본질적인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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