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벤처캐피털(VC)의 주가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부진과 시장 침체가 겹치면서 주주환원책 도입은 사실상 요원한 상황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한 벤처캐피탈사의 주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주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팬데믹 당시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국내 주식시장 침체, IPO·벤처투자 시장 혹한기로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고가 대비 50% 빠진 것은 물론이거니와 △ 플루토스 △ TS인베스트먼트 △ SBI인베스트먼트 등은 70% 이상 후퇴했다.
팬데믹 이후 국내 증시에 상장한 VC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2023년에 상장된 LB인베스트먼트의 주가는 상장일 대비 마이너스(-) 70%대, 캡스톤파트너스는 -80%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작년에 증시에 입성한 HB인베스트먼트의 경우 -90%대에 달한다.
VC는 스타트업이나 신생 기업에 투자해 사업 모델과 수익 구조가 검증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높은 실패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위험자본으로 분류된다. 장기 투자 특성상 자금 회수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수익과 손실의 변동성이 크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비선호 업종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일부 VC는 펀드 출자금을 확보하고 유동성을 해결하고자 증시에 입성했으나 주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업황 부진이 장기간에 걸쳐 이어지고 있으며 IPO 흥행 부진, 연말 계엄 사태까지 겹치면서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주환원책을 비롯한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밸류업 공시에 참여한 상장사가 100곳을 기록했지만, VC는 전무하다. DSC인베스트먼트, 미래애셋벤처투자, 아주IB투자, SV인베스트먼트만 자사주 소각 및 매입, 현금 배당을 지급한 데 그쳤다.
배승욱 벤처시장연구원 대표는 "벤처투자 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고 IPO 시장도 불황을 겪으면서 엑시트(자금 회수)할 수 있는 문은 더욱 좁아졌다"며 "주주환원은 회사에 여력이 있을 때 가능한데, 어려운 곳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