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통산업은 불확실성 고조에 생존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생사가 차세대 수익모델 발굴 여부에 달리게 될 전망이다.
7일 대한상의는 '2025 유통산업 백서'을 발간하며 이 같이 내다봤다. 차세대 비즈니스·수익모델의 필요성이 커진 가운데, AI(인공지능)와 K-컬처가 성장 돌파구가 될 것으로 상의는 전망했다.
백서에 따르면 '푸른 뱀의 해'인 2025년 소비시장의 키워드는 'S.N.A.K.E'로 요약된다. 경기침체와 불확실성 고조에 생존(Survival)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으며, 그 만큼 유통기업은 차세대(Next) 비즈니스·수익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또 AI와 K-컬처에서 성장 돌파구를 찾고, 가격중시 소비트렌드(Economical consumption)에도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우선, 대한상의는 최근 소매시장 성장이 2021년 7.5%를 정점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경제와 소매시장 정체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내외 불확실성까지 고조되면서 한정된 소비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시장 내 생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상의는"올해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와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 고조로 인해 소비자가 더욱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통시장 성장률이 0.4%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통기업들은 까다로워진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좀 더 낮은 가격의 가성비 있는 상품 제공에 사활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또 유통기업들은 성장 정체와 경쟁심화 속 차세대 수익모델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상품 판매로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진 유통기업들은 무엇보다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채널을 활용한 광고사업인 리테일미디어 사업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상의는 전망했다.
여기에 마케팅으로 경쟁해야만 했던 오픈마켓 비즈니스모델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중고마켓플랫폼 등 C2C (소비자 대 소비자) 이커머스 모델을 비롯해 초개인화된 대화형 쇼핑 등을 주목할 것으로 상의는 내다봤다.
오프라인에서는 대형마트가 식품 전문성을 강화한 소형포맷 등 인구구조변화와 경제적 구조에 맞게 다양한 사업모델을 실험적으로 시도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최적화된 비즈니스 포맷을 찾으려는 여정을 계속해 나갈 전망이다.
AI를 적극 활용해 인건비를 줄이고 비용구조 최적화를 통해 비용·운영 효율을 높이려는 노력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AI를 통해 소비패턴 분석과 미래 수요 예측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고,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와 공급망·재고 최적화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유통산업내 AI 시장규모는 2023년 99억7000만달러에서 2033년에는 549억2000만 달러에 달하며 약 5.5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K컬처 융합 커머스의 성장도 주목된다. K-컬처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국내 소비에서 해외관광객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고, 해외시장에서도 K-컬처 비즈니스가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H&B 전문점인 올리브영은 뷰티, 건기식, 생활용품 등 K콘텐츠를 한군데서 모두 경험할 수 있어 외국인이 한국 방문시 꼭 들러야 하는 쇼핑메카로 자리잡았고, 한국에 온 적이 있는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누리면서 해외매출도 덩달아 늘었다. 2020~2033년 글로벌몰 취급액은 연평균 84% 증가했고, 취급상품수 1만5000여개에 달한다.
이 밖에 신세계, 현대, 롯데 등 국내 주요 백화점 3사와 패션 유통기업인 무신사는 방한 외국인들 사이에서 인지도와 인기를 바탕으로 K패션의 글로벌화를 위한 플랫폼 사업에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또 새해에는 경기 둔화와 불확실성 고조로 인해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트렌드가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필요한 물건 구매를 자제하고 꼭 필요한 것만 사는 이른바'요노(You Only Need One, YONO )'소비가 증가할 전망이다.
고물가, 고금리로 가처분소득과 소비지출 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저렴한 상품을 찾게 되고 식품 등 생필품 위주 소비가 이뤄지며, 비식품은 가급적 절약하려는 불황형 소비트렌드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유통산업 백서는 대한상의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