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주도 신흥·개도국 경제공도에
인구 4위 인도네시아 가입
회원국수 10개로 늘어
트럼프 "100% 관세 부과 위협"
중국·러시아 주도 신흥 경제국 연합체로 불리는 브릭스(BRICS)에 인도네시아가 합류했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최대 경제국이자 인구가 세계 4위다.
이에 따라 브릭스 정회원국은 10개국으로 늘었다. 브릭스가 외연을 확장하면서 '대(對) 트럼프 전선'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브릭스의 '탈(脫) 달러 패권 주의' 움직임에 경고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올해 브릭스 의장국인 브라질 정부는 외교부 성명을 통해 "인도네시아가 오늘 브릭스 정회원국으로 공식 가입한다"며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협력 심화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사우스는 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한다.
브라질 정부는 인도네시아는 2023년 7월 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정상회의에서 기존 회원국으로부터 가입에 대한 지지를 받았으며, 지난해 10월 출범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정부가 공식적으로 가입 의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브릭스는 2009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이 결성했다. 2010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참여했다. 브릭스란 명칭은 이들 최초 5개 정회원 국가의 영문 앞글자를 딴 것이다. 유엔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브릭스는 최초 5개 회원국만으로도 전 세계 인구의 42%, 영토의 26%, 국내총생산(GDP)의 23%, 교역량의 18%를 차지한다.
브릭스는 한동안 외부에 문호를 개방하지 않았다. 2023년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서면서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가 추가됐다.
브릭스의 몸집 키우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회원국으로 가입을 권유 받았지만 아직 정식으로 가입하진 않았다. 튀르키예, 아제르바이잔, 말레이시아는 공식적으로 가입을 신청했고, 몇몇 다른 나라도 관심을 표명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앞서 브릭스는 지난해 10월 러시아 타타르스탄자치공화국 수도 카잔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벨라루스, 볼리비아,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태국, 쿠바, 우간다, 말레이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9개국에 대해 새로운 '파트너 국가' 지위를 승인했다. 이들 9개국은 올해 1월1일부터 공식적으로 브릭스 파트너 국가가 됐다. 파트너 국가가 되면 정상회의 및 외무장관회의 특별세션과 기타 고위급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관심사는 덩치를 키운 브릭스의 향후 행보다. 브릭스의 중심 축은 중국과 러시아다. 이들이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앞세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시행에 대응하기 위한 구심점으로 브릭스를 활용할 수도 있다.
최근 두 나라를 중심으로 '달러 대안을 찾자'는 취지의 주장과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자국 통화인 위안화의 국제 결제 통화 사용을 확대하는 이른바 '위안화 국제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역시 국제 금융 시스템이 글로벌사우스의 이익을 소홀히 한다고 주장해 왔으며, 아세안 내에서도 미국 달러 사용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 직후부터 브릭스의 움직임에 경계감을 드러냈다. 그는 '달러에서 벗어나려는 브릭스 국가들'이라며 "브릭스가 달러 패권에 도전하면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여기에는 '달러 패권'으로 상징되는 미국의 금융 패권이 무너지면 미국의 세계 지배력도 끝난다는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