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오는 8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쌍특검(내란·김건희 특검) 등 8개 법안을 재표결 하기로 했다. 재표결 가결 정족수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다. 가결 여부를 가를 변수는 국민의힘 내 이탈표 규모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난 뒤 취재진에게 "본회의 일정이 합의가 됐다"며 "오는 8일 (본회의를) 열고 지난번 거부권이 행사됐던 8개 법안에 대한 재의결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이 얘기하는 일정도 있었고 우리가 얘기한 일정도 있어서 최종 조율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과 최상목 권한대행은 야권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한 쌍특검법과 양곡관리법 등 '농업 4법', 국회법·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 등 8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민주당은 이 중 쌍특검법부터 분리해 7일 먼저 처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가 최종 일괄 상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가결 요건을 채우려면 야권 192석에 더해 국민의힘 이탈표 8표가 필요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표결을 거듭할 수록 이탈표가 늘고 있는 점에 비춰 쌍특검법에서 유의미한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은 이탈표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2월 특검법 첫 재표결 당시에는 출석 의원 281명 중 찬성 171명, 반대 109명, 무효 1명으로 부결됐다. 10월 두 번째 특검법 재표결 때는 출석 의원 300명 중 찬성 194명, 기권 1명, 무효 1명으로 폐기됐다. 최소 4명이 이탈한 것이다. 그러다 지난달 7일 세 번째 표결 때는 '특검법 반대 당론'에도 이탈표가 더 늘었다. 당시 투표 결과 재석 의원 300명 중 찬성 198표, 반대 102표였다. 단 2표가 모자라 부결된 것이다.
내란 특검법은 지난 12일 출석 의원 283명중 찬성 195명, 반대 86명, 기권 2명으로 가결됐다. 당시 국민의힘은 '반대 당론'을 정하고 표결에 참여했지만, 안철수·김예지·김용태·김재섭·한지아 의원 등 5명은 찬성 투표했다. 재표결을 할 경우 이탈표가 더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은 셈이다.
다만 최근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이탈표 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은 재의결에서 부결되더라도 곧바로 특검법을 재발의할 계획이다.
국회는 오는 9일 비상계엄 사태, 경제위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과 관련한 정부 현안질의를 실시하기로 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지난 31일 국무회의가 열리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관계자 등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란특검법, 김건희특검법 즉각 공포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