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글로벌 벤처 투자 57% 차지
AI를 중심으로 신규 투자 ↑
국내 투자 금액은 6조883억원
글로벌 투자 금액 중 1.31% 수준
AI를 중심으로 신규 투자 ↑
국내 투자 금액은 6조883억원
글로벌 투자 금액 중 1.31% 수준
AI 스타트업은 국내 투자 시장의 중심에 서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낸 반면 비 AI 분야 투자는 50% 가까이 급감하며 심각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비 AI 분야는 투자 유치가 99% 감소하며 사실상 전멸에 가까운 상황인 셈이다. AI 투자 비중이 늘어난 것과 별개로 비 AI 분야에서도 투자가 이어지며 균형을 유지하고 미국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8일 글로벌 기업 정보 플랫폼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벤처 투자 총액은 3140억달러(약 457조원)로 전년 대비 3% 증가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 스타트업들은 1780억달러(약 259조612억원)를 유치해 전 세계 투자액의 57%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이는 2023년의 48%에서 증가한 수치로, 샌프란시스코에서만 해도 690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미국 스타트업의 성장은 AI 중심 투자 확대에 의해 주도되었다. 오픈AI,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엔트로픽 등 대규모 AI 스타트업들이 대형 라운드에서 막대한 자금을 유치하며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크런치베이스는 "지난해 AI 관련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금액은 약 1000억달러 수준으로 전년(556억달러) 대비 80% 이상 증가한 수치"라며 "이는 과거 10년 중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한 것으로 2021년 글로벌 벤처 투자 붐 때의 수준을 넘었다"라고 강조했다.
AI 중심 투자 확대와 더불어 비 AI 분야에서도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자율주행, 에너지, 항공, 보안, 금융 등 다양한 산업군에 후기 투자가 분산되며 산업 전반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런치베이스는 "지난해 4분기 후기 투자 규모는 610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증가했고 전년 동기(360억달러) 대비로도 큰 폭의 성장했다"며 "4분기의 가장 큰 변화는 10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라운드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인데, 대규모 투자는 AI, 응용 AI, 에너지, 반도체, 금융, 보안, 항공우주 등 여러 다양한 산업에서 고루고루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AI 분야는 국내에서도 성장세를 기록했다. 벤처 투자 정보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해 AI 스타트업 투자 금액은 약 9666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하며 시장의 중심에 섰다. 엔터프라이즈·보안 AI 분야가 4279억원으로 전체 AI 투자 금액의 절반을 차지했고, 바이오·의료(2216억원)와 모빌리티(1072억원) 분야에서도 투자가 이루어졌다.
실제로 AI 외 분야 대부분은 투자가 급감했다. 마케팅과 게임의 경우 지난해 투자금이 전년 대비 99%, 98% 각각 감소하며 사실상 전멸에 가까운 상황이다. 금융, 반려동물,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다른 산업에서도 투자 감소가 이어지며 AI 중심의 투자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스타트업 규제 및 경영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스타트업 300개사 중 65.7%가 최근 1년간 투자받은 경험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71.3%는 자금 조달 어려움과 투자 재원 축소를 가장 큰 경영상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에 일부 업계에서는 AI로 지나치게 투자 자금이 몰리는 것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미국 벤처의 투자 다각화는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이어가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며 "최근 국내에서는 AI 기업을 제외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얼어붙으면서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진아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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